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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본 책에서 바로 밑의 그림을 발견했다. 딱 봤을때 전기가 찌리릿 오는것이... 간만에 안구가 정화되며 머릿속이 상쾌해지더이다.  아멘.


출처는 김어준의 책 "건투를 빈다"가 되겠다.  

아무튼... 저기 위의 하나하나 모두 좋다.  다들 아무 생각없이 멍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 생긴거 옷 입는거 모두 같은거, 공장을 연상시키는 세팅까지.

저 가슴팍에 순서대로 찍혀있는 번호들을 보라.  저게 그냥... 우리 사회의 풍자같은가요?  우리 나라가 애들을... 무슨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이 똑같은 인간들을 주조하는걸 비웃어주기 위한 은유같소?  곰곰히 생각해봐라.  절대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실제로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중, 고등학교까지... 학생들을 일렬로 쭉 세우고 번호를 매긴다.  2학년 5반 17번 아무개.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예를 들면 미쿡같은 나라에서는 학생들에게 무슨 물건처럼 이딴식으로 번호매기다간... (두둥~) 억만달러의 소송 당한다.  날라리 변호사지만 이건 내가 장담할 수 있다.

저 중에 한 녀석이 "에이그 철 없는 것"하는걸 보니 생각이 난다.  2년전쯤 술자리에서... 친구가 책 한권을 꺼냈다.  그 책의 작가는 나보다 나이가 2-3살쯤 많은 사람이었는데 (그러니까 그 작가는 당시 나이로 한 30살 쯤?) 뉴욕에서 뒹굴뒹굴 놀면서... 느낀 점들을 나름 자유롭게 썼더란다.  그때 바로 내 옆에 있던 우리 나라 사람 한 분이 그 책의 작가 약력을 보더니 그러시더라.  "미친놈. 나이가 그 정도 먹었으면 철 좀 들어야하는거 아냐?"  더욱 중요한건 그 한마디에 나름 동조하는 듯한 술자리의 분위기.  울고 싶었다.  사회에서 세뇌당한대로, 최대한 돈을 많이 벌기 위해, 그리고 남한테 나 욜리 잘 나가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무조건 달려달려~ 하는 삶만이 "철 있는" 삶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꼭 좀 말씀 드리고 싶어용~!!!  니는 그럼 그렇게 살으라고.  그리고 남걱정말고 니나 잘하라고. 

그러나 역시 저 그림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대사는 "너 엄마한테 혼난다~"가 되겠다. ㅍㅎㅎㅎㅎㅎ 나는 비교적 부모님께 그런 압박을 받은 적이 없는 편이지만, 그래도 저 문구가 가지는 힘만큼은 아주 잘 안다.  실제 입밖으로 저런 식의 말을 내는 것은... 초등학교때로 끝날지 모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다 커서도 알게 모르게 "엄마한테 혼날까봐" 또는 부모님을 실망시킬까봐... 자신의, 남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 너무 많다.  부모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 "효도"라고 포장되어 있는 재밌는 세상.  (하지만 진정 부모님이 원하는시는 것은 자식이 마음속까지 행복하게 사는거라고 생각해보신적은 정녕 없소?)  아무튼 자기의 삶과 행복조차도 부모님의 기대에 담보잡혀 살면서... 우리 (나 포함) 어디가서 "나 어른이야"하고 말하고 다니지 좀 맙시다.  쪽팔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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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chris

4년간

직장쟁이 이야기 2009.09.14 02:11
오늘은 저에게 특별한 날입니다.  딱 4년전, 2005년 9월 12일은... 제가 처음으로 직딩이 된 날이거든요.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때... 아무리 싫어도 딱 3, 4년은 해보자고 다짐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꽉찬 4년이 지난 오늘은... 그런 제 마음속의 목표를 달성한 날입니다.

일단 저는 지난 4년의 시간이... 정말 뿌듯합니다.  뭐 제가 엄청난 것을 이루었기때문에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룬거 하나도 없기두 하구요.)  또 지난 4년 동안의 회사생활이 너무 즐겁기만 해서 그런 것은 당연히 -_- 더더욱 아닙니다. 그냥... "이 정도면 해볼만큼 했다"는 생각에, 이제는 직장을 떠나도 후회가 없을 것을 생각하니... 뿌듯한겁니다.  떠날때 미련을 가지지 않는거... 참 힘든 일이거든요.  이제 4년의 시간을 보낸 지금... 제 자신에게 제법 당당합니다. 미련없이, 후회없이, 그렇게.

또한 지난 4년의 시간이... 감사합니다.  매일 출퇴근 하는 직장생활을 통해... 저에게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인생의 허무함을 깨닫게 해준... 그런 시간이었거든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4년내내 꼬박꼬박 연봉받아봤지만... 돈에 매달리는 인생은 저를 행복하게 하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그런 시간이었거든요.  전문직이라며 파티에 가서 사람들에게 폼도 잡아봤지만... 쥐뿔도 없으면서 남들한테 잘난척하는 것도, 결국 제 마음속 깊이 있는 열등감의 표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느꼈던... 그런 시간이었거든요.

그래서 축배를 듭니다.  오늘은 특별히 술맛이 좋습니다.  이제 3개월후 직장을 때려치우면 들어오는 돈도 하나도 없지만, 그리고 그만둔후 딱히 멋드러진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인생의 불확실함까지도 이제는 조금씩 받아들이려구요.  그리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지금을 잠시 즐기며...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자화자찬 섞인 축배, 살짝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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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chris
TAG 직장

포기

살아가는 이야기 2009.08.13 07:04
얼마전에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전세계에서 살고 있는 여러 유학생들이나 작은 사업가들을 인터뷰한 걸 20대중반의 남자아이가 엮어서 낸 책이었지요. 그 책에서 인터뷰를 하신 한 분은... 우리 나라에서 나름 잘 나가다가 일본에서 와서 뒤늦게 공부를 하고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 분께서 하신 말씀 중에 그런 말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포기하고 온게 있는데 열심히 해야죠."

저도 내년에 일본에 갈 예정입니다. 제가 처음에 아버지 어머니께 "일본에 어학연수 겸 쉬러 가겠다"고 말했던 순간부터, 친구들과 의논을 하고, 그 후 결정을 내린 지금까지도... 제일 자주 듣는 말이 뭔줄 아시나요. 바로 "가진거 포기하고 가는 용기가 가상해" 또는 "포기하고 가는게 아깝지 않냐"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있잖아요, 저는... "포기"라는 말... 불편합니다. 그건 마치...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내놓기 싫은데도 불구하고 아쉬움속에서 버리는 느낌이 들잖아요.

돈 버는거 포기하는거요? 저는 애초에 돈 따라서 제 인생을 설계할 생각도 없었어요. 제가 지금 돈을 번다면... 그건 별 생각없이, 졸업을 하고 뭐 해야될지 모르다가 취직을 덜썩 하고 받게 된 노동의 대가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원래 돈을 갈구한 적이 아예 없어요. 그냥 어쩌다보니, 정말 어쩌다보니 이렇게 돈을 벌고 있게 된거라구요.

사회적 지위 포기하는게 아깝지 않냐구요? 오히려 부담스럽니다. 저는 그냥... 저예요. 저한테 억지로 타이틀을 달아서 사회적 지위를 부여하려 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사회적 지위"라는 말 자체도 짜증납니다. 상류층, 하류층... 지금은 21세기라구요. 양반부터 노비까지 계급이 철저했던 조선시대가 아니구요.

저는요... 그래서 포기라는 말이 불편합니다. 애초에 별로 바란적도 없고, 있어서 부담스럽기만한 것들을 떼놓고 가는데 "포기"라니요. 견디기 힘든 시간을 벗어나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어서 얼마나 홀가분한데... 포기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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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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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9월부터 MBA를 시작합니다. 다시 학생이 된다고 하니 조금은 설레기도 하고, 숙제라는 것을 하고 시험이라는 것을 봐야한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초큼 끔찍하기도 합니다. -_-

제가 경영대학원 간다고 했을 때... 이미 경영대학원을 다니거나 졸업, 또는 여러가지 기타 이유로 MBA를 안 하기로한 우리 나라 선배님들이나 동료들에게 가장 흔하게 들은 말이 뭔줄 아시나요.  바로 "야, 가서 공부하는 거 없어"였습니다. 특히 저는 법대대학원을 졸업했기때문에... "야 넌 더 빡쎈 거 해놓구선 MBA를 왜 또 해. 경영대학원 가면 골프밖에 안쳐"라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ㅎㅎㅎ 조언도 많이 들었지요.

MBA만 하면 조낸 박세리된다는 소문도... ㅠㅠ (박세리 홧팅)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분들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은... 실제로 경영대에서는 배울 것이 없기때문에 그러시는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은 "공부"를 너무 좁은 의미에서 바라보시기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특별히 배울게 없기때문에 골프를 치고 다니신 것이 아니라, 골프만 치고 다니시기 때문에... 배운 것이 없는 거라고.


저를 포함한 우리 나라 분들은, "
공부"하면... 책상에 앉아서 미친듯이 형광펜으로 줄치구, 중요한 거는 열나게 외우고 (시험만 보구나면... 3초만에 잊어먹을 것을 왜 그렇게 외워
야만 하는걸까요 ㅠㅠ) 객관식 찍기문제와 틀에 박힌 주관식 시험에서 고득점을 하는 것을... 떠올립니다. 우리 나라 분들이... "공부"하면 우선 어두컴컴한 독서실에서... 책상 불을 켜놓고 고독한 모습으로 -_- 죽어라 살라 책만 파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도... 우연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조낸 고독하군하


더욱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우리 나라 분들은 그런 공부만이 진정한 공부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토론식 수업이나, 글쓰기와 같이... 당장 몇점! 하고 수치화 할 수 없는 공부는... 별로 배우는 것이 없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런 식의 스파르타식, 주입식 수업을 하지 않으면... 그다지 "공부한다"는 느낌도 받지 못하구요. MBA의 우리 나라 학생들이 "에이 경영대학원 배우는 거 별거 없네"하고 투덜대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_- 경영대학원... 그런 식의 공부 자체를 빡세게 하는 곳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저도 대학교 4년, 로스쿨 3년 (특히 로스쿨은... 우리 나라 분들이 "진정한 공부"라 생각하는 도서관에 앉아서 열나게 시험보고 책을 파는 공부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다녀봤지만... 제가 진정으로 지적성장이라는 것을 했다고 느꼈던 때는... 결코 시험공부를 위해서 도서관에서 보낸 그 시간들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나중에 돌아봤을 때... 제 "머리가 좀 커졌다"고 느꼈던 순간들은... 여자들도 군대를 가야 되느냐에 대해 로스쿨 룸메들과 부엌에서 밥 먹다가 논쟁이 붙었던 그 몇 시간. 교수님께서 수업 끝나기 5분전에 지나가듯이 "안락사에 대해 생각 좀 더 해봐"하며 한마디 하고 나가신 후... 나도 모르게 집에서 펜을 입에 문채, 너무 아파서 죽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 분들에 대해 생각했던 그 때. 학부때 프로젝트하느라 새벽 3시에 친구들이랑 식어버린 피자 먹으며, 세상 돌아가는 거랑 불안한 우리 미래에 대해 얘기했을 때... 와 같은 순간들이었습니다.

시험 잘 볼라고 외웠던 수많은 민사소송법 조항들이요? 기억도 안 나구 별로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 파생금융의 가치를 계산하는 수식따위... 누가 상관이나 한다구 그러세요. 국제재무론 A 받은거요? 저 솔직히 그 과목에서 뭐 배웠는지... 단어 한개조차 생각 안 납니다. 그렇게 시험 잘 보려구 외웠던 것은... 아무것도 남는게 없습니다. ㅠㅠ 아무것도.

그래서 제가 저 위의 선배들께서 말씀하신 충고에도 불구하고... 굳이 경영대학원을 가는 것은, 비록 점수로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지적성장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때문입니다. 학생들, 선배들, 교수님들과 같이 미국을, 또 세계를 끌어가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틈틈이 하는 대화, 그룹 프로젝트나 클럽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맥주 한잔 하며 듣는 서로의 삶의 방식.
(골프 박세리 될 정도로 그렇게 치러 다니시면 당연히 클럽활동할 시간도 없을 수 밖에 없겠지요 ㅠㅠ)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한마디씩 툭 던지시는... 가끔 하루종일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말들. 그런 것을 체험하기 위해서 굳이 경영대학원에 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책상에 앉아서 달달 외우는 거 말고, 제 인생에 좀 남는 "공부"... 더 하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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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MBA, 공부
얼마전에 워싱턴DC에서... 공정거래법 conference가 있었습니다. 워낙에 큰 행사인지라, 각국의 공정거래법 변호사들이 몇천명씩 모이는 행사였지요. 거기에 학교 선배가 초대를 해서 갔다가... 저녁때 우리 나라에서 온 변호사들이랑 술 한잔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법무법인 H소속의 분들이셨는데, 저는 처음 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손가락에 꼽히는 로펌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이제 1달만 있으면 5년차 변호사가 되어가지만... 미국변호사들이 아닌, 한국변호사들과의 사적인 자리는 처음인지라 조금은 신기한 마음에, 조금은 재미있을거라는 기대와 함께, 술자리에 참여했지요.

하지만 만남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사실 많이 씁쓸했습니다. 그분들께서... 빡세게 살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강하게 느꼈거든요.

얼마전에... 우리 나라 사람들은, 특히 남자들은 "즐기며 사는것"에 대해서 일종의 죄책감에 시달린다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3, 40대의 직장인이, 특히 남자가 재밌게 살면, 철없고 무책임한 사람으로 낙인 찍힌다는 얘기였지요.


저는 그 술자리에서... 참으로 그 이야기에 동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말 그대로 처음 만나서 인사를 하고 바에서 계산을 할때까지, 모든 대화의 주제가 어떻게 하면 더욱 빡세게 살아서 더욱 출세를 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ㅠㅠ 행복하게, 재미나게 사는 것이나 -- 또는 여유롭게, 아니 여유를 떠나서 그냥 삶을 즐기려는 모습을 단 한 사람에게서도, 단 1초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거기에 계셨던 분들이 모두... 출세를 위해 빡쎄게 사는 삶 자체를 진정으로 즐기고 원했을수도 있지요. 하지만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뭔가에 쫓기는 듯한 모습만이... 전부였지요. ㅠㅠ 씁쓸함을 넘어서서 조금... 슬펐습니다.

무엇이 그 분들을 그렇게 몰고 가는 것일까요. 건강, 가족, 삶의 여유를 모두 포기하면서까지 출세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그렇게 빡쎄게 사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이유는... 정말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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