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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금년 9월에 학교로 돌아가서 경영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전에... 첫학기 종강을 했지요. 법대대학원을 2005년에 졸업하기전까지 거의 평생을 학생으로 살았으면서... 몇년 조금 일했다고 다시 공부를 하려니 많이 낯설더군요. 처음엔 같잖게도 긴장으로 수업전날에 잠을 못자기도 했구요. (저도 참 어이가 없더라구요. ㅎㅎㅎ)

그렇게 한학기 공부하면서... 저도 모르게 묻게 되더라구요. "내가 이 공부를 하고 있는거지?"하구요. 그건 "이걸 해서 내 커리어에 뭔 도움이 되는거지?"하는 질문과는 다른 것입니다. 대신... "경영학이라는 학문을 왜 하는걸까?"하는 좀 더 근본적인 의문이었지요. 예전에 어디선가... 그런 글을 본적이 있거든요. 경영학, 경제학은 다 끼워맞추기 학문이라고. 소위 경제전문가들이 하는 예측을 보라고. 맨날 틀리지 않냐고. 경제학은 세상을 잘 설명하지도 못하면서... 수식이나 복잡한 그래프로 눈을 현혹한후 걍 갖다 맞추는 학문이라고. 그러니 공부할 필요없다고. 쓸데 없는 학문이라고.

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그토록 훌륭하신 경제학자들과 금융전문가들이 계신데도 불구하고... 2008, 2009년은 전세계가 금융공황에 허덕였지요. 인구당 학위의 수로만 치면 전세계 단독 1위인 Corea도 97년에는 IMF에 구걸하는 쪽팔린 모습을 보였지요. 세상에 넘쳐흐르는게 MBA인데... 경제는 그다지 발전한것 같지도 않구요.

경제 예측. 아님 말고. ㅆㅂ.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영학은 쓸데없는 공부이고, 할 필요가 없는 학문이라는 주장에는... 저는 동의할 수가 없네요.

우선... 경영/경제학은, 물리나 화학같은 자연과학이 아니라, 사회과학입니다. 원래부터 답이 없는 학문이라는 얘기지요. 저에게 있어 사회과학이란...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공부하는 학문이거든요. 경제학도 간단하게 얘기하면... 경제적인 선택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왜 하는가를 연구하는 거잖아요. 재무학도... 쉽게 말하자면 사람이 돈을 가졌을때 그 돈을 어떻게 쓰는지를 공부하는 학문이구요. 모두 "사람"이 핵심입니다. 결국 경영/경제학도... 이름만 바꾸고 그 주제만 돈, 경제적인 선택에 관해 좀 더 세분화되었을뿐... 사회학이고 심리학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사람을 공부하는데, 어떻게 기계공학처럼 딱 한가지의 답이 있을 수 있겠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어떻게 이론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겠어요. 우리 인간...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동물입니다. 그 인간들이 모여서 "사회"라는 것을 이루고, 그 복잡한 사회가 어떻게, 왜 움직이는지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데... 어떻게 맨날 예측이 맞을수가 있겠어요. 오히려 늘 착오를 겪는게 당연한걸지도... 모르죠.

더더구나, 그렇게 예측이 틀리고 답이 딱딱 떨어지지 않는다고해서... "할 필요가 없는 학문"이라니요. 심리학도... 아마 우리의 살아생전에, 인간의 심리를 완벽하게 파헤친 이론이 나오지 않는다에... 저 500원 걸 수 있습니다. 650원도 걸 수 있구요. 그렇게 우리들의 마음이나 생각하는 바를 이론으로 완벽하게 설명없다고 해서... 심리학이라는 학문 자체를 공부할 필요가 없는건 아니잖아요. 인간이 집단이 되었을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완벽하게 예측 못한다고 해서... 사회학 자체가 쓸데 없는 학문이 되는건 아니잖아요. 경영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사회과학이란... 원래 그런거거든요. 오히려 그렇기때문에 공부를 더 해야하는것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설사 지금 공부하는 경영학, 경제학이 세상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저는 계속 해보려구요.
궁금하거든요. 우리의 모습이. 우리가 요런 저런 상황에 처했을때 어떻게 행동하고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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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chris
저는 이제 9월부터 MBA를 시작합니다. 다시 학생이 된다고 하니 조금은 설레기도 하고, 숙제라는 것을 하고 시험이라는 것을 봐야한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초큼 끔찍하기도 합니다. -_-

제가 경영대학원 간다고 했을 때... 이미 경영대학원을 다니거나 졸업, 또는 여러가지 기타 이유로 MBA를 안 하기로한 우리 나라 선배님들이나 동료들에게 가장 흔하게 들은 말이 뭔줄 아시나요.  바로 "야, 가서 공부하는 거 없어"였습니다. 특히 저는 법대대학원을 졸업했기때문에... "야 넌 더 빡쎈 거 해놓구선 MBA를 왜 또 해. 경영대학원 가면 골프밖에 안쳐"라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ㅎㅎㅎ 조언도 많이 들었지요.

MBA만 하면 조낸 박세리된다는 소문도... ㅠㅠ (박세리 홧팅)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분들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은... 실제로 경영대에서는 배울 것이 없기때문에 그러시는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은 "공부"를 너무 좁은 의미에서 바라보시기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특별히 배울게 없기때문에 골프를 치고 다니신 것이 아니라, 골프만 치고 다니시기 때문에... 배운 것이 없는 거라고.


저를 포함한 우리 나라 분들은, "
공부"하면... 책상에 앉아서 미친듯이 형광펜으로 줄치구, 중요한 거는 열나게 외우고 (시험만 보구나면... 3초만에 잊어먹을 것을 왜 그렇게 외워
야만 하는걸까요 ㅠㅠ) 객관식 찍기문제와 틀에 박힌 주관식 시험에서 고득점을 하는 것을... 떠올립니다. 우리 나라 분들이... "공부"하면 우선 어두컴컴한 독서실에서... 책상 불을 켜놓고 고독한 모습으로 -_- 죽어라 살라 책만 파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도... 우연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조낸 고독하군하


더욱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우리 나라 분들은 그런 공부만이 진정한 공부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토론식 수업이나, 글쓰기와 같이... 당장 몇점! 하고 수치화 할 수 없는 공부는... 별로 배우는 것이 없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런 식의 스파르타식, 주입식 수업을 하지 않으면... 그다지 "공부한다"는 느낌도 받지 못하구요. MBA의 우리 나라 학생들이 "에이 경영대학원 배우는 거 별거 없네"하고 투덜대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_- 경영대학원... 그런 식의 공부 자체를 빡세게 하는 곳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저도 대학교 4년, 로스쿨 3년 (특히 로스쿨은... 우리 나라 분들이 "진정한 공부"라 생각하는 도서관에 앉아서 열나게 시험보고 책을 파는 공부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다녀봤지만... 제가 진정으로 지적성장이라는 것을 했다고 느꼈던 때는... 결코 시험공부를 위해서 도서관에서 보낸 그 시간들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나중에 돌아봤을 때... 제 "머리가 좀 커졌다"고 느꼈던 순간들은... 여자들도 군대를 가야 되느냐에 대해 로스쿨 룸메들과 부엌에서 밥 먹다가 논쟁이 붙었던 그 몇 시간. 교수님께서 수업 끝나기 5분전에 지나가듯이 "안락사에 대해 생각 좀 더 해봐"하며 한마디 하고 나가신 후... 나도 모르게 집에서 펜을 입에 문채, 너무 아파서 죽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 분들에 대해 생각했던 그 때. 학부때 프로젝트하느라 새벽 3시에 친구들이랑 식어버린 피자 먹으며, 세상 돌아가는 거랑 불안한 우리 미래에 대해 얘기했을 때... 와 같은 순간들이었습니다.

시험 잘 볼라고 외웠던 수많은 민사소송법 조항들이요? 기억도 안 나구 별로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 파생금융의 가치를 계산하는 수식따위... 누가 상관이나 한다구 그러세요. 국제재무론 A 받은거요? 저 솔직히 그 과목에서 뭐 배웠는지... 단어 한개조차 생각 안 납니다. 그렇게 시험 잘 보려구 외웠던 것은... 아무것도 남는게 없습니다. ㅠㅠ 아무것도.

그래서 제가 저 위의 선배들께서 말씀하신 충고에도 불구하고... 굳이 경영대학원을 가는 것은, 비록 점수로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지적성장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때문입니다. 학생들, 선배들, 교수님들과 같이 미국을, 또 세계를 끌어가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틈틈이 하는 대화, 그룹 프로젝트나 클럽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맥주 한잔 하며 듣는 서로의 삶의 방식.
(골프 박세리 될 정도로 그렇게 치러 다니시면 당연히 클럽활동할 시간도 없을 수 밖에 없겠지요 ㅠㅠ)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한마디씩 툭 던지시는... 가끔 하루종일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말들. 그런 것을 체험하기 위해서 굳이 경영대학원에 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책상에 앉아서 달달 외우는 거 말고, 제 인생에 좀 남는 "공부"... 더 하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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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chris
TAG MBA, 공부
내 인생 (아마도) 마지막으로 학교를 또 다니게 되었다. 금년 9월부터. 이미 3년, Full-time으로 지긋지긋한 미국대학원생활을 예전에 해봤던 나이기에...전혀 망설임없이 Part-time을 택했다.

시카고 경영대학원.


내가 학교 다니겠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이것저것 비교적 다양하게 할수 있다는 법대대학원을 이미 졸업했는데 왜 또 경영대학원 다니냐고. (공부도 잘 못하는게) 그렇게까지 공부를 해야하냐는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MBA라는 것의 효용에 대해서 의심하며 꼼꼼하게 묻는 사람까지...주위 사람들 많이 궁금해한다.

사실 왜하느냐에 대해 굳이 말하려고 하면 -- 커리어적 인것부터 시작해서 학문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주저리 주저리 100가지 핑계(?) 들 수 있다. 하지만...결국 내가 공부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두가지인 것같다.

하나는 나 아직 비교적 젊다는것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는거. 혹시 이걸로 시비 걸고 싶으시다면 -- 저기 옆에 내 소개 보이삼? 최소사망이라는....ㅠㅠ). 그래서 젊을때 내 자신에게 최대한 투자하고 싶은것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고도원에서도 얼마전에 그런 글이 왔다. 젊은 날은 대팻날을 가는 시기라고. 이 시기에 대팻날을 갈지 않고 섣불리 대팻질하다가는 송판 하나 제대로 다듬지 못하게 된다고.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그냥 하고 싶어서. 10년전에 쥐뿔도 모르고 유학왔을때부터 MBA는 걍 해보고 싶었다. 여기에는...논리가 없다. ㅠㅠ 이제는 --
그게 다른 사람들한테 해를 끼치지 않는한 -- 하고 싶은게 있으면 그냥 지르기로 했다. 시도해 보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시도하기로. "그때 기회가 있었을때 그렇게 했었더라면 어땠을까"하는...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아쉬움 따위는 인생에 남기지 않기로. 해보지도 않고 의혹을 품은채 평생 살아가는것보다...나중에 후회하더라도 하고 싶은게 있으면 무조건 하는게 1000배 더 낫다는 말. 정말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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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ch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