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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12.10 굳이 여행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11)
  2. 2006.06.02 돈쟁이 (2)
  3. 2006.04.21 호주쟁이 (2)
저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제가 그렇다고 여기저기... 대단히 많이 돌아당긴건 사실 아닙니다. 하다못해 조그마한 여행까페에 가입을 해도... 쪽팔려서 명함도 못 내밀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건 맞는것 같습니다. 즐겁거든요. 여행하다보면... 행복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뭐 대단한 체험을 할 수 있기때문에 그런건 아닙니다. 사하라 사막을 낙타 타고 횡단하거나,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를 등반한다던가 하는 식의... 자연을 극복한 인간의 위대한 승리 <-- 이런거 또 본인 관심사 아니거든요. 제가 기껏 좀 해본거라면 스카이 다이빙 정도? 호주의 Great Barrier Reef에서 스쿠버다이빙 한거 정도? 아, 또 있군요. 50미터 짜리 번지점프. 남들이 보면 "애개개 50미터"하겠지만... 저는 그것도 무서워서 미쳐버리는줄 알았습니다. 앞으로 번지점프 평생 안 할거구요. ㅠㅠ

또 그렇다고 문화유적이나 예술에 관심이 많아서 여행을 좋아하는것도 아닙니다. 루브르 박물관이나 대영박물관도 처음 30분이야 "오우 짱인데"하지만... 31분째부터 다리만 아픕니다. 모나지라... 아무리 서양미술사 책을 읽어보고 다빈치 코드를 다시 봐도, 뭐 신비한 미소라는데 왜 신비하다고 강요하고 지랄이야 도대체 뭐가 신비하단건지. -_- 그 나머지 작품들은 유명한 박물관 벽에 걸려있으니 대단한건가보다 하는거지, 사실 보고 있으면 그냥 무덤덤할뿐이거든요. 어쩌다가 조금 특이한 작품이 보이면... 손발이 한 1.32초 오그라들다가 또 아무 생각 없어집니다.

옛다, 관심.


어떤 분들은 식도락 여행이라고... 세계각국의 요리를 즐기거나 맥주를 시음하는걸 즐기기도 한다고 합니다. 저도... 술 좋아합니다. 하지만 요즘 웬만한 바나, 주류전문가게에 가면 못 구하는 술 없어요. 집에서 느긋하게 앉아서 마실 수 있는데 굳이 멀리서 찾아야하는건지. ^^;;; 음식이요? 저는 제가 한 요리가 세상에서 젤 맛있어요. 인터넷에서 레서피 다운 받아서 유기농으로 요리하면 건강하지, 깨끗하지, 싸지... 하여튼 좋아요.

그럼 저는 왜 여행 좋아하냐구요? 저는... 낯선 느낌때문에 여행을 갑니다. 이방인만이 느낄수 있는... 그 낯설음.

저는 워싱턴 디씨에 5년째 살며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처음 일주일은... 지하철을 타도 어디서 내려야하는지 몰라서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 나라와 달리 지하철에 카페트가 깔려있는것도 낯설었고, 세계의 정치/외교 중심지니만큼... 다들 시사나 경제잡지 하나 들고 조용히 읽고 있는 모습도 신기했습니다. 아직도 워싱턴에서 처음 살았을때의...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한 그 느낌이 생생합니다. 지금은요? 지금은 지하철에 앉으면... 그냥 잡니다. 자더라도... 내릴때쯤 몸이 자동적으로 깨어나구요. 늘 바로 그 지하철역에서 내리잖아요. 매일 보는 그 광경 그대로잖아요. 주위에 모든것들... 다 아는거잖아요.

저는 그런 익숙함이... 재미없습니다. 지루하구요. 식상합니다.

그 익숙함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저는 그렇게 떠나고 싶어하나봅니다. 삶속에서, 흠짓하고 순간순간 느끼는 낯설음이 좋아서요. 시드니에서 버스탈때 어떻게 돈내야하는지 몰라서 허둥대던 그 순간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늘 친절한 미국사람들만 보다가... 빠리에서 집주인이 집세 빨리 안낸다고 (아직 3일 남았는데?) 알아듣지도 못할 불어로 막 신경질낼때의 순간이... 재밌었습니다. 동경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소심하게 신문지를 4분의 1로 접어서 보고 있을때... 귀여웠구요. 홍콩에서 손님들이 주전자에 있는 뜨거운 차로 자기의 찻잔을 헹군후에야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며 웃었고, 브뤼셀에서 살때 썼던 핸드폰 메뉴가 불어로 되어있어서 엉뚱한 곳으로 문자가 갔을때... 좀 당황...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낯설음이... 저는 즐겁기만 합니다.

그래서 저는 1, 2주일간의 여행보다... 실제로 살아보는것을 더 즐겨하는건지도 모릅니다. 거창한 유적지를 봤을때가 아닌... 그저 다른 사람들의 삶속의 작은 부분 하나하나를 이방인이 되어 훔쳐볼때의 낯설음이... 너무 행복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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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chris

일하기 시작한지 나도 벌써 10개월째. 어리버리하게 사무실안에서 뭘해야될지 몰라서 두리번거리던때가 엊그제같은데 조금있으면 2년차가 된다. 2년차가 되어가면서 이제는 남의 눈치도 안보고 (내가 비서눈치까지 봐야했던 슬픈 초년병시절) 회사 돌아가는 실정도 조금씩 눈치+코치+소문으로 알게되면서 마음도 편해지고 나름대로 정착하는 중인것같다.


일하니까... 사실, 좋다. 대학교4 대학원3년동안 짓을 하고 다닌건가... 정도로 일하면서 배우는것도 많고, 듣던것과는 달리... 나름대로 보람도 느끼면서 산다. 가끔, 아주 가끔, 인정을 받을때는 대학교나 대학원때 좋은 성적을 받았을때보다도 훨씬 뿌듯해하기도 하며 (그와 반대로 실수하거나 야단비스무리한걸 맞으면 스트레스도 장난 아니다 -_-) 아무튼 나름대로 스스로 평가하기엔 비교적 무난한 직장생활을 하는것같다. 물론 어딜가나 뭘하나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체하려고 애쓰는 나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 하는것에 대한 자평은... 그럭저럭 ok.

 

하지만 그와는 달리... 지난 10개월동안 (나에게는) 적지않은 돈이 2주마다 꼬박꼬박 통장에 들어오는걸 보면서도 한번도... " 돈버니까 좋다" 생각해본적은 없다. "일하니까 좋다" 같은 생각을 비교적 여러번 한것과는 달리, "돈을 벌어서 좋구나"하는 생각을 한적은 정말 한번도 없다. 원래부터... 돈이라는건 인간이 종이쪼가리에다가 가치를 인위적으로 매긴 개념의 종류라는 생각을 굳게갖고 있기도 하지만, 내가 돈에 대해서 욕심이 비교적 없었던건... 무엇보다도 돈으로 딱히 뭔가를 하고 싶은게 없었기때문인것같다. 세상에는 딱히 하고 싶은게 없어도, 괜히 돈을 많이 벌면 뽀대나고 폼나니까 벌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러 (아니, 사실은 아주 많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류의 정신세계는 나와는 거리가 있다.


근데 정말 돈을 벌어서 하고 싶은게 없었다. 가끔 신기한 영화보고, 밤에 자기전에 좋아하는 책읽고, 날씨좋을때 산책하는것... 겨울이면 스키장가고 (미국은 스키장싸다) 여름에는 해변에 놀러가는건... 사실 별로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누구나가 마음만 먹으면 굶어죽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저녁때 집에서 내가 사랑하는 맥주를 한잔 마시는 것도... 굳이 억만장자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인것같다. 나는 명품이라고 지네끼리 이름 붙여놓은 사치품들을 보면 "저런거 사는 사람은 울트라idiot"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라 그걸 조금이라도 갖고 싶어한적도 없고, 차도 비엠따브류 뚜겅 열리는것 아니더라도.... 고장 안나고 대충 굴러가기만하면, 나는 초절정만족하며 산다

 

하지만 엊그제 며칠동안 발셀로나를 갔다오고 나서 생각이 조금, 아주 조금 바뀌었다. 여행은 사실 너무 좋았다. 5일동안 잠을 통틀어서 12시간쯤 밖에 못자서 그랬는지 몰라도... 꿈꾸다가 것같다.

팔 짧다고 놀리지 말아요


근데 문득 집에 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앞으로도 내가 사랑하는 여행을 재미있게 하려면... 돈을 벌어야 하는것같다고.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낯선 음식, 낯선 문화를 마음껏 느끼려면... 돈을 벌어야하는것같다고

 

처음으로 순수하게 내돈으로만 갔던 여행은... 질이 달랐던것같다. 여행의 질이라는건 무슨 특급호텔에서 자고 ( 한방에 6명씩들어가는 기숙사형 민박에서 잤다) 비싼 와인을 마시는다는 둥의 것이 아니다. 단지... 부모님돈이 아닌 " " 있어서... 이번 여행엔... 하고 싶은것, 가고 싶은 , 먹고 싶은것, 마시고 싶은것 (음주에 돈이 비행기값보다 나왔다는 ㅠㅠ) 그리고 느끼고 싶은것을 모두 걱정하지 않고 마음내키는대로 느낄수 있었다. " 나도 돈벌어서 하고 싶은게 있구나..."하는 생각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꼈던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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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chris
TAG , 여행

저번 주말엔 빠리를 23일로 다녀와줬다. 물론 내가 가는 곳들중에 아는곳이고, 익숙한 곳이기도 한곳이라... 처음으로 몽쉘미셀에 간것빼고는 특별히 설레거나 놀래거나 한건 없었으며, 기대조차 하지 않았지만... 나는... 언젠가부터 여행을 갈때마다 호주랑 비교하게 된다. 짧은 인생의 최고여행... 나름대로 처음으로... " 여기 와보구 죽었으면 정말 억울할뻔했다"하는 생각이 곳들이 있었으니까. 길게 여행 다니지 않으면 절대 볼곳들과 해보지 못할 경험들을 했기에 지금도 생각하면 그저 가슴이 떨릴뿐이다.

 

호주에서 한학기 살구 ( "학기"라고 말하니 무척 민망하다. 공부를 했어야 학기라고 할텐데... 학기중간에 그냥 배째라 하고 40 배낭여행을 했다는. -_-) 학기 끝나고 여기저기 2주동안 싸돌아당기다가... 마지막 여행으로 10일동안 사막여행을 했다. 더더구나 그때 호주의 계절로 따지면 한여름일때, 사막 한복판에 여행을 한다고 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나를 반쯤 미친 사람으로 생각하기도 했는데... 내가 언제는 정상이었냐하면서 그냥 여행을 강행했던게 생각난다.

 

첫날밤에 사막 한복판에서 침낭이라고 부르기엔 많이 민망한... 푹신한 방석(?)쯤 되는걸 모래 위에 깔고 위에서 그냥 잤다. 밤에 잠들기전에 우리 가이드가... (우리 팀은 그때 6+가이드) 앞으로 어딜가도 오늘만큼 별이 많은 호텔에 자게 될일이 없을거라는 말이 지금까지 머릿속에 남는다. 처음에는 무슨 별5개짜리 하얏트에서 자는거 아냐 하며 기대했었는데, 그게 아니고 -_- 정말 사막 한복판에 천막같은것도 없이 누웠는데... 평평한 세상이 온통 별천지였다. 옆으로 누워도 , 누워서 위를 쳐다봐도 , 엎드려 누워서도 ... 아니고 아무튼 그렇게 많은 별은 나는 영상으로도, 사진으로도, 본적도 없고 앞으로 볼일도 없을것같다. 하루종일 땡볕에서 벌레들과 모래와 싸우느라 너무나 피곤했는데도... 아름다운 광경에 하나님(이란게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나에게 눈을 내려주신걸 감사해하며 잠못이뤘던 기억이 난다.

 

지프에서 내려서 사막을 걸어다닐때는... 우리는 항상 15분마다 시간맞춰... 행군을 멈추고 먹기 싫어도 억지로 물을 몇모금씩 먹곤 했었다. 그러면 탈진해서 쓰러지니까. 쓰러지면 사막 한복판에 병원같은거 당연히 없고 그냥 알아서 깨나거나, 아니면 그냥 죽어버리면 되는... 아니겠고 사실 그 때 누가 쓰러지면 어떻게 될까 많이 궁금했는데... 가이드는 그냥 웃을뿐 끝내 대답해주지 않았다. 꿍꿍이인지 아직도 궁금하다.

쩌다가... 사막을 지나가다 보면 물이 있을때가 있다. 계곡 속에 물이 연못처럼 있는데... 물을 보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옷을 훌러덩훌러덩 벗고 풍덩 뛰어들곤 했었다. 순간만큼은 물속에 악어가 있다고 해도..두려워하지 않고 뛰어갔을정도로... 사실 맛탱이들이 조금씩 상태였던게 생각난다. 사진속에 모습은 계곡속에서 한참 물에 몸을 담구고 뿌듯해나오면 나오는길. 얼굴에 그래도 미소스러운 표정이 있는걸 보면... 바람 하나도 안부는 40도를 웃도는 더위속에서 녹아내리고 있다가 시원한 물속에 몸을 담그고 나왔을때의 기분이 살짝 떠오른다.


오아시스 ㅠㅠ

 

나는 원래 여행기같은거 쓴다. 여행다니면서 혼자만 간직하는 일기는 쓸지언정 여행기같은거 쓴다. 하지만... 실컷 빠리까지 가서도 호주생각에 가득한 스스로를 생각해보면... 그때까지도 나도 나름대로 여기저기 돌아당긴다하면서 살았는데... 여행이 마음속깊이 새겨지긴 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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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chris
TAG 여행,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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