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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26 타임스퀘어의 삼성 간판을 볼때마다 불편한 이유 (18)
뉴욕에 가신 분들이라면 꼭 들르게 마련인 곳이 맨하튼의 타임스퀘어입니다. 제가 봤을때는 사람많고 복잡하기만 하지... 특별히 할것도, 대단히 볼 만한 구경거리가 딱히 있는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뉴욕에 오면 다들 타임스퀘어를 갑니다. 

그런데 그 타임스퀘어에는... 삼성과 LG의 간판이 있지요. 그리고 우리 나라분들은 그 간판들을 볼때마다... 꼭 한마디씩 합니다.  정말 자랑스럽다구요.  우리 나라의 위상이 여기까지 느껴져서 뿌듯하다고.  세계 금융중심지 뉴욕 한복판에 삼성 간판을 보며... 마치 한국 사람이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고 정상에 꽂은 태극기를 볼 때와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나봅니다. 
 

비오는 날 찍었더니 좀 우중충하네요. ^^;; 한복판에 삼성 로고. 오른쪽 구석에 노란택시.


꼭 타임스퀘어에 갈때만 그런건 또 사실 아니지요. 흔히들... 삼성이 불법적인 짓을 해도 삼성이 잘나가면 세계적으로 우리 나라의 자랑이니까 좀 눈감아줘야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습니다.  그렇게 "그래도 좀 봐줘야한다"라고 말하는건... 삼성이 세계에서 다른 나라의 기업들을 상대로 우리 나라를 대표해서 싸워준다고 생각하기때문이겠죠.  (그나저나 그토록 드러난 비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삼성에 별 탈 없는거 보면... 미국변호사로써 조금 신기하기는 합니다.  미국이랑 자꾸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미국에서 그 정도로 드러났으면 벌써 수십명 감방에 계시고 기업은 파산했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삼성의 간판을 보고 자랑스러워하고, 삼성이 잘되어야 우리 나라의 위상이 높아진다는 식의 얘기를 들을때마다 저는 마음이 굉장히 불편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쯤 되는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엄밀히 따지면 삼성전자는 우리 나라의 기업이 아니기때문이겠죠.  이병철이 세워서 서울에 본사가 있는 삼성이 우리 나라 기업이 아니라니 뭔 미친 소리냐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런 분들께는 정말 송구스럽게도... 우리 나라의 경제체제는 주주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합니다.  즉, 삼성전자의 주인은 삼성전자의 주식을 가진 분들이라는 얘기지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삼성전자 주주의 50% 이상이 외국인이라는거.  물론 시장에 따라 다르지만, 금년초에는 외국인이 60%를 넘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 굳이 말하자면... 삼성전자는 외국 기업이지요. 삼성전자가 잘 되어서 주식이 오르고 배당금을 받게 되면, 그거 다 외국인들이 이득을 보는 겁니다.  

("그게 뭔 상관이냐, 그래도 삼성은 우리 나라꺼야"라고 말하시고 싶으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혹시 빨갱이세요?  "회사는 주주의 소유"라는 자본주의의 근본을 부정하시다니... 빨갱이 공산주의자이신가보네요.  ^^;;; 공산주의가 나쁘다는 둥의 유치한 소리를 하려는게 아니라, 빨갱이는 그렇듯 자본주의를 부정하시는 분들을 지칭하는 말이거든요. (한나라당 싫다고 무조건 빨갱이가 아니구요.))

두번째 불편한 이유는... 외국인들은 "오, 삼성전자가 있는 꼬레아는 대단한 나라군요"하는 생각을 하지 않기때문... 이겠죠.  외국에서는 그렇게까지 기업의 국적에 신경 안 쓴답니다.  "아 삼성의 핸드폰 조낸 좋군하"하는 생각은 물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거기서 갑자기 "삼성전자가 있는 한국은 역시 발전한 좋은 나라구나"하는 식의 유아기적인 생각 하는 사람 자체가 (한국 사람외에는ㅠㅠ) 잘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잘 된다고 해서 외국에서 우리 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는 따위의 일은... 실제로는 그다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는 말이지요.  요즘같은 세계화시대에, 기업에 국적을 부여한다는 생각 자체가 지나치게 순진하다못해... 어리석기까지한 발상일지도 모릅니다.  

타임스퀘어의 삼성 간판을 볼때마다 우리 나라 분들께서 조금의 자랑스러움을 느끼는게..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뿌듯함"이라는 느낌 자체가 그냥 감정이잖아요.  잘잘못을 따질 성질의 것이 아닐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렇게 "삼성의 간판 보니 자랑스러웠어" 아니면 "삼성이 잘 나가야 우리 나라 위상이 높아져"와 같은 얘기를 들을때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ㅠㅠ 따지고 보면 우리 나라의 기업도 아니오, 설사 우리 나라 기업이라 하더라도 실제 세계에서 우리 나라의 "위상"과는 별 상관도 없는 삼성전자라는 사기업에 까지... 꼭 그렇게 민족주의를 들이대야하는것일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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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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