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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0.26 타임스퀘어의 삼성 간판을 볼때마다 불편한 이유 (18)
  2. 2009.06.08 미국의 힘 (17)
뉴욕에 가신 분들이라면 꼭 들르게 마련인 곳이 맨하튼의 타임스퀘어입니다. 제가 봤을때는 사람많고 복잡하기만 하지... 특별히 할것도, 대단히 볼 만한 구경거리가 딱히 있는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뉴욕에 오면 다들 타임스퀘어를 갑니다. 

그런데 그 타임스퀘어에는... 삼성과 LG의 간판이 있지요. 그리고 우리 나라분들은 그 간판들을 볼때마다... 꼭 한마디씩 합니다.  정말 자랑스럽다구요.  우리 나라의 위상이 여기까지 느껴져서 뿌듯하다고.  세계 금융중심지 뉴욕 한복판에 삼성 간판을 보며... 마치 한국 사람이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고 정상에 꽂은 태극기를 볼 때와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나봅니다. 
 

비오는 날 찍었더니 좀 우중충하네요. ^^;; 한복판에 삼성 로고. 오른쪽 구석에 노란택시.


꼭 타임스퀘어에 갈때만 그런건 또 사실 아니지요. 흔히들... 삼성이 불법적인 짓을 해도 삼성이 잘나가면 세계적으로 우리 나라의 자랑이니까 좀 눈감아줘야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습니다.  그렇게 "그래도 좀 봐줘야한다"라고 말하는건... 삼성이 세계에서 다른 나라의 기업들을 상대로 우리 나라를 대표해서 싸워준다고 생각하기때문이겠죠.  (그나저나 그토록 드러난 비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삼성에 별 탈 없는거 보면... 미국변호사로써 조금 신기하기는 합니다.  미국이랑 자꾸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미국에서 그 정도로 드러났으면 벌써 수십명 감방에 계시고 기업은 파산했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삼성의 간판을 보고 자랑스러워하고, 삼성이 잘되어야 우리 나라의 위상이 높아진다는 식의 얘기를 들을때마다 저는 마음이 굉장히 불편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쯤 되는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엄밀히 따지면 삼성전자는 우리 나라의 기업이 아니기때문이겠죠.  이병철이 세워서 서울에 본사가 있는 삼성이 우리 나라 기업이 아니라니 뭔 미친 소리냐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런 분들께는 정말 송구스럽게도... 우리 나라의 경제체제는 주주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합니다.  즉, 삼성전자의 주인은 삼성전자의 주식을 가진 분들이라는 얘기지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삼성전자 주주의 50% 이상이 외국인이라는거.  물론 시장에 따라 다르지만, 금년초에는 외국인이 60%를 넘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 굳이 말하자면... 삼성전자는 외국 기업이지요. 삼성전자가 잘 되어서 주식이 오르고 배당금을 받게 되면, 그거 다 외국인들이 이득을 보는 겁니다.  

("그게 뭔 상관이냐, 그래도 삼성은 우리 나라꺼야"라고 말하시고 싶으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혹시 빨갱이세요?  "회사는 주주의 소유"라는 자본주의의 근본을 부정하시다니... 빨갱이 공산주의자이신가보네요.  ^^;;; 공산주의가 나쁘다는 둥의 유치한 소리를 하려는게 아니라, 빨갱이는 그렇듯 자본주의를 부정하시는 분들을 지칭하는 말이거든요. (한나라당 싫다고 무조건 빨갱이가 아니구요.))

두번째 불편한 이유는... 외국인들은 "오, 삼성전자가 있는 꼬레아는 대단한 나라군요"하는 생각을 하지 않기때문... 이겠죠.  외국에서는 그렇게까지 기업의 국적에 신경 안 쓴답니다.  "아 삼성의 핸드폰 조낸 좋군하"하는 생각은 물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거기서 갑자기 "삼성전자가 있는 한국은 역시 발전한 좋은 나라구나"하는 식의 유아기적인 생각 하는 사람 자체가 (한국 사람외에는ㅠㅠ) 잘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잘 된다고 해서 외국에서 우리 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는 따위의 일은... 실제로는 그다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는 말이지요.  요즘같은 세계화시대에, 기업에 국적을 부여한다는 생각 자체가 지나치게 순진하다못해... 어리석기까지한 발상일지도 모릅니다.  

타임스퀘어의 삼성 간판을 볼때마다 우리 나라 분들께서 조금의 자랑스러움을 느끼는게..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뿌듯함"이라는 느낌 자체가 그냥 감정이잖아요.  잘잘못을 따질 성질의 것이 아닐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렇게 "삼성의 간판 보니 자랑스러웠어" 아니면 "삼성이 잘 나가야 우리 나라 위상이 높아져"와 같은 얘기를 들을때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ㅠㅠ 따지고 보면 우리 나라의 기업도 아니오, 설사 우리 나라 기업이라 하더라도 실제 세계에서 우리 나라의 "위상"과는 별 상관도 없는 삼성전자라는 사기업에 까지... 꼭 그렇게 민족주의를 들이대야하는것일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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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ulchris
제가 원래 이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때는... 미국 이야기도 이러쿵 저러쿵 하려 했습니다. 미국에서 이제 (어렸을때 포함) 20년가량 살았으니... 나름 이야기거리가 많을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옆에 "분류보기"에 "미국쟁이 이야기"라는 카테고리까지 따로 만들어두었답니다. ^^;;; 하지만...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하나의 글도 쓰지 못했습니다. 쓸 건덕지가 별루 없더라구요. ㅠㅠ 여러나라에서 살아보면 살아볼수록, 이 나라와 저 나라의 차이보다는...그저 사람 냄새 나는건,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ㅎㅎ

하지만...오늘은 블로그 시작하고 처음으로 미쿡 이야기 하나 할까 합니다.

제가 2년차 변호사였을때니, 2007년이었던가 봅니다. 그때 다니던 로펌에서...하루에도 수십번씩 전화통화를 하는, 25년차 조금 넘는 아줌마 변호사가 있었습니다. 그 아줌마랑은 매일 그렇게 같이 일하면서도...2년간 개인적인 얘기를 나눈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법무성에서 미팅이 있어서...오후에 같이 가기로 한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시간도 남았고, 날씨가 알흠다웠던 봄날이었는지라...차 대신에 걍 같이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일외의 이야기를 이것저것 했지요. 너 어디 출신이냐. 한국에서 언제 미국 왔냐. 등등... 그리고 저도 물었죠. 아줌마는 왜 변호사가 됐냐. 솔직히 조낸 바쁜 지금 생활이 좋냐. 뱃살 웬만하면 좀 빼시는게 어떻겠냐...고는 안 물었고 ㅠㅠ 아무튼 그렇게 잡담하며 다정하게 (쑥쓰...-_-) 걸어가는 중이었습니다.

워싱턴디씨에 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백악관 옆에는 영국여왕이 묵곤한다는 특급 인터콘티넨탈 호텔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우리나라에서는 명품이라 불리우는 가게들이 욜리 럭져리한 자태로 사이좋게 있구요. 거길 지나가다가...거기서 쇼핑 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줌마가 갑자기 한마디 했습니다.

아줌마: "I cannot believe that there are still idiots who buy that stuff..."
            (번역: "저딴거 사는 바보들이 아직도 있네...")


나:       "Why do you say that?"
            ("왜요?")


아줌마: "The stuff is way too expensive! I can never justify paying that much for a bag..."
            ("솔직히 조낸 비싸잖아. 가방 하나에 저만큼 돈주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되거덩...")

 
저한테는 이게 나름 충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아줌마의 주급 대략 $100,000인걸 저는 알고 있거든요. 연봉으로 따지면 $5,200,000 -- 환율 1200원이라 쳐도 대략 62억원 조금 넘네요. 그런 아줌마가...그 물건들이 디자인이 구려서도 아니고, 남들이 다 사니까 사기 싫어서도 아니고, 비싸서 ㅠㅠ 못 산다는 것이 충격을 넘어서 조금 웃기기까지 했습니다. ㅠㅠ 하기야...그 아줌마는 휴가도 Southwest Airlines -- 미국의 저가항공 -- 타구서 특별할인 패키지로 갑니다. 조낸 싸게 "Great deal" 잡았다면서 저한테 자랑하던 모습이 그때서야 조금 이해가 갔습니다.

그냥 구두쇠라구요? 그 많은 돈 어디다 쓰냐구요? 그 아줌마...DC에 있는 Children's Hospital의 Golden Patron입니다. 그게 뭐냐면은요... 매년 2백만불, 우리나라돈으로 24억원이 넘는 액수를 기부하는 사람에게 주는 감사증서 같은것 입니다. 아줌마가 그 병원에 정확히 얼마나 기부하는지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매년 최소한 24억은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아줌마들이...미국에는 수십만명, 수백만명 있습니다.

저는...그때에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힘을 느꼈습니다. 그게 개인적인 신념때문에 기부하는 거라면...솔직히 미국의 힘이 이제는... 무섭습니다. 하지만... 그게 사회분위기나 세법과 같은 사회적 제도때문에 기부하는거라면... 더 무섭습니다. ㅠㅠ 원래 저는 "우리나라가 무조건 제일 좋아"라는 지나친 애국심도 경계하지만, "미국이 뭐든 짱이야"따위의 맹목적인 사대주의는 더 싫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끔찍한 미국의 문제들을 두 눈으로 몸소 경험해본 저에게는...그런 사대주의는 단순한 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거든요. (그쯤되면 무식도 죄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하지만 그때만큼은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미국이 가진 건강한 자본주의의 힘을 말이죠.

국을 흔히 1%의 사람들이 이끌어간다고 합니다. 물론 경제력, 학력으로 끌어가는 면도 있겠지만, 저는 그보다는 그렇게 정신적인 면에서...1%의 엘리트들이 미국을 짊어진다는 의미가 더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을 지금의 위치까지 끌어온 원동력일지도...모르지요.

그러면서 제가 알고 있는 어느 나라가 떠올라서 조금, 아주 초큼 씁쓸했습니다. 왜, 그 나라 있잖아요. 천민자본주의의 표상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극찬(?)했다는 그 나라.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전재산 기부한다고 자기 입으로 떠들어놓구서는 지금 딱 시치미떼는...푸른 기와집 사는 그 아저씨있는 그 나라. 사랑하는 저의 유일무이한 고향, 지금 이거 읽고 있는 님께서 생각하시는 그 나라...있잖아요. ㅠㅠ

솔까말...막상 당선되니까 갑자기 아까워지신거 맞잖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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