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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쟁이 이야기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그대에게.

제 블로그로 흘러들어오게 되는...가장 많은 검색어는 뭐일것 같으세요. (제 미미한 블로그에도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바로 얼마전에 올렸던 제 포스팅의 제목, "직장 그만두고 싶을때"입니다. 그것도 완전 압도적인 1위입니다. ㅠㅠ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때는...슬펐습니다. "직장 그만두고 싶을때"를 검색어로 칠 정도로 괴로워하시는 분들이 많다것이...울고 싶을 정도로 슬픕니다. ㅠㅠ

또 한편으로는 반가웠습니다. -_- 제가 느끼는 괴로움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면... 저는 이기적인 것이겠죠. 하지만 불행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했습니다.

요즘 저는 노예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미연방헌법에 금지된 강요된 노동 -- 미쿡살람말로 Involuntary servitude라고도 불리는, 이른바 반짐승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금수와 같은 생활을 ㅠㅠ 하면서도 직장을 계속 다니는 것은 딱 두가지 입니다. 같잖은 돈$$$이 하나. 나머지 하나는 "로펌 5년차 변호사의 경력"이라는 간판을 달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동네에선 5년차쯤 되어야 "경력"이라고 불리우거든요. (금년 9월에 그 간판 답니다. 하지만 9월까지...노예로 버틸 자신이 도통 없습니다.) 저도 압니다. 간판은 그냥 간판일뿐이라는것을. 하지만 저는 아직 그렇게까지 용감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간판이 가지는 힘을 무시할 정도의 능력도, 배짱도...저에게는 없습니다. ㅠㅠ 

돈, 사회적 지위, 명예의 노예가 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정말 안하세요?


이제 직장생활이 진정으로 싫어진지 몇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가족, 친구, 선배, 후배, 직장동료며 여러사람에게....제가 고민하는 바를 털어놓고 조언을 구해봤습니다. 이렇게 직장을 때려치우고 싶어서 매일 매일이 괴로울때는...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거냐고.

그래서 지금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하며..매일 뼈를 깎는 고통을 겪고 있으실 직장인들을 위해...제가 들은 바를 나누려합니다.


일단 도움 전혀  되는 충고들 ㅠㅠ 몇개 --

  • 야 그냥 때려쳐 색히야. <-- 저기 죄송한데요, 제가 일 때려치우면 제 집값은 누가 냅니까. 그리고 참고로 제 자동차는 이슬만 먹고 살지 않습니다.  데이트비용은요? 또 저는 나름 Homo사피엔스라서 사람들 만나서 술 한잔하며 얘기도 해야 삶을 살수가 있거든요. 만날때마다 그렇게 계속 얻어먹기만 할만한 낯짝내공이...저는 아직 없어요. ㅠㅠ
  •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직장인데 웬만하면 걍 쳐 다녀. <-- 저기 또 죄송한데요, 도대체 누가 부러워한다는거죠? 더더구나...남들이 제 직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여기서 어째서 중요한거죠? 잘 모르시는것같아서 말씀드리는데...제 인생은 가 사는겁니다. 다른 사람들이 대신 살아줄수 없는거라구요. 여기서 초큼이라도 중요한건 제가 그 직장을 다니며 행복하느냐 아니냐지, 남들이 제 직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아니잖아요.
  • 그래도 너무 아깝잖아. <-- 도대체 어떤 부분이 아까우신건지. 지난 시간이 아까워서 앞으로 남은 미래까지 거기에 바치라구요? 경제용어로 그런걸 sunk cost라고 합니다. 이미 들어간 비용은 포기하는것이 합리적이라구요. 그리고 싫어하는 직장 억지로 다니며 인생을 낭비하는 그것이 훨씬 더 아깝다구요.
  • 야 다 그렇게 살어. <--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한데요, -_- 절대 다 그렇게 살지 않습니다. 자기 하고 싶어하는거 하며 사는 사람 엄청 많습니다. 그리고 설사 다른 사람이 그렇게 산다칩시다. 저도 그렇게 살아야합니까? 남들이 다 자살하면 저도 자살할까요?

막상 글로 옮기니 더 속상합니다. ㅠㅠ 그러면 더 우울해지기전에...이쯤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충고들 나누겠습니다.

  • 자아분열을 해. 그러니까 너의 진짜 자아는 집에 놓고, 일할때는 너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란 말이야. <-- 너 혹시...ㅅㅂ...천재 아니야?
  •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 정말 식상한 문구입니다. 하지만 어찌나 마음에 와닿던지. 제 죽마고우가...군대가고 3개월있다가 우연히 보게된...병영내 액자에 걸려있던 문구랍니다. 이병시절에 그 글귀를 봤을때의 느낌을 저에게 얘기할때에는...심지어 마음이 찡하기까지 했습니다. 

오늘도...힘겨운 하루를 헤쳐나가고 있을 이 땅의 직장인들께 이 글을 살포시...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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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MrsDarcy 2009.10.07 23:17

    저 이 글 보고 자아분열에서 완전 폭소를 해버렸네요 ㅎㅎㅎ 이런 방법도 있군요 ㅋㅋㅋ

    아까 댓글에서도 잠시 이야기했는데, 저는 다른 사람들이 다 가는 아주 친절한 길. 1초마다 1미터마다 이정표가 있는 길을 놔두고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고 있는데요. 혼자 가려니 너무 힘들어서 남들 다 가는 길 가볼까?란 유혹도 사실 굉장히 많아요. 근데 그 때마다 깨닫는 것은, 그런 길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는 거더라구요. 그냥 이렇게 태어나서 ㅎ

    시도는 몇 번 했었어요. 근데 그 때마다 제 몸이 완강히 거부해서 몸져 앓아 눕더라구요. 저같은 경우는 ㅎㅎ
    이건 제 성격 탓이기도 한데. 저 좀 많이 칼같고, 싫은거 억지로 못하거든요. 다 표시나요 ㅎ 싫어하는거 가뜩이나 못하는데에다가, 직업(?)으로 자아실현을 추구하고 싶어하는 저에게. 가고 싶은 길 내버려두고 편한길로 가는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더라구요 ㅋ

    근데 사람사는 것이 혼자 사는게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할 때도 오더라구요. 그치만 저는 이것도 하기가 힘들어요... 그 때 저희 교수님이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의미없는 노동을 해야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ㅎ 모 맞는 말이죠 ㅋ 전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 있는 타입은 되지 못해요 ㅎ 그래서 그냥 타협해야할 때가 온다면 의미없는 노동. 까짓거 다른 것을 위해 모 잠깐 해주자.라고 생각을 했어요... ㅎ

    • Favicon of https://seoulchris.com BlogIcon 사용자 seoulchris 2009.10.11 16:08 신고

      남들이 다 가는 길을 갈때마다 몸이 아프시다구요? ㅎㅎㅎㅎ 정말 축복받으신거라고 생각을 해요. 몸이 알아서 얘기를 해주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 가고 싶은 길이 어떤 길인지 조차 생각도 안하고, 생각을 한다해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시도조차 안하며 사는것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살아도 몸이 아프기는 커녕, 마음조차 한번 요동하질 않아서... 나중에 인생을 마감할때가 되어서야 "다시 살면 절대 이렇게 안 살거야"하고 생각하게 되는 분들을 한번만 떠올려주세요. 그렇게 즉각 몸에서 반응이 일어나는 님은 얼마나 행복하신 분이가. ㅎㅎㅎ 부러워요! 진심으로.

      그나저나 의미없는 노동도 해야한다는 말씀... 맞는것같아요. 늘 하고 싶은것만 하면서 살겠다는것은 비현실적인... 욕심일지 모르죠. ㅠㅠ

  • 2010.11.22 05:15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seoulchris.com BlogIcon 사용자 seoulchris 2012.04.04 16:22 신고

      헐... 직장상사 문제로군요. 저는 사실 주위에 비교적 정상적인 사람들만 있어서 그렇게까지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지만... 세상에는 들어보면 들어볼수록, 살아보면 살아볼수록 싸이코같은 색휘들이 졸라 넘쳐나는것같아요.

      제가 해줄수 있는 말은 사실 없어요. 제 인생도 욜라리 막 아무렇게나 살고 있는 관계로. 하지만... 그거는 확실한것같아요. 행복하지 않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것. 지금 참으면 먼 훗날 뭔가 대단한 행복과 안락과 환희가 찾아온다는건... 다 뻥같다는것. (인생의 행복이 무슨 적금도 아니고.)

  • 뭉게구름 2011.02.14 23:06

    아 너무 공감가서 눈물나요ㅜㅜ 지금은 너무 부럽구요~

    • Favicon of https://seoulchris.com BlogIcon 사용자 seoulchris 2012.04.04 16:22 신고

      부러워하지 마세요. 일본 생활 모두 다 마치고 (지금 제가 답글을 거의 1년만에 다네요 ㅎㅎ) 다시 치열한 삶의 전선으로 뛰어들어서... 미친듯이 좌충우돌하고 있어요. ㅠㅠ

  • 뚱이엄마 2012.07.09 02:47

    ..너무공감갑니다..ㅠㅠ

  • ㅁㄴㅇ 2013.01.30 16:21

    도움이 안돼요 ㅠ 피할수없으면 즐기라는 말 그거 말처럼 쉽게 되지 않아요...

  • BlogIcon 깐쵸 2014.11.29 03:58

    요즘은 피할수 있으면 피해야하는것 같아요ㅋㅋ 근데 뭐만 시켜놓으면 못한다고만해서 너무 짜증이 납니다...직장이 지 입맛에 맞게 떠먹여주는곳도 아니고
    머리가 아픕니다ㅜㅜ...

  • 노독행 2015.08.10 06:32

    아 몇년전에 님의 글을 보고 너무너무 크게 공감을 얻고 힘을 얻었던 어떤이입니다. 특히 위에 도움이 전혀 안되는 몇가지 충고 부분에 주인장님이 센스있게 해놓으신 재밌는 반박글까지 제가 한창 회사문제로 힘들때 주인장님의 글을 본게 약 4년전 정도 됬을겁니다. 그리고 어느새 지금은 제 나이가 벌써 30대 중반을 넘어가려 하네요 주인장님은 몇살이신지^^ 사실 틈틈히 사는게 지치고 힘들때 혹은 술한잔하고 기분이 울적해질때면 여기 들러서 읽었던 글들 읽고 또 읽고 제게는 여기가 힐링처였네요 그러고 보니 이런 감사의 인사가 늦은거 같아 송구스럽기도 하네요^^; 아 참고로 전 부산에 거주하구요 한국에 계시다면 정말 정말이지 제가 허심탄회하게 술한잔 대접해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글을 언제 읽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전 또 힘들때마다 틈틈히 들려서 허락없이 힐링하고 가겠습니다^^ 왠지 한번 뵜으면 좋겠네요^^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