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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고 싶냐고 좀 묻지 말아주세요

살아가는 이야기

by 주인 seoulchris 2009. 5. 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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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좀 "하겠다"고 이야기하면...꼭 부정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해서는 안되는 이유들을...도대체 오데서 그렇게 잘도 찾아오시는지. 때론 하나씩 하나씩 따지며 논리적인 어조로, 때론 감정적으로, 때론 한심해하는 기색을 전혀 숨기시지도 않으면서, 그렇게들 묻습니다.

너 쓸데없는 그 짓 왜 하냐?

그러곤 친절하게 권유씩이나 합니다. ㅠㅠ 단계별로: 일단 냉수 먹고 --> 속 좀 차린 다음에 --> 곧장 집으로 달려가 --> 발 닦고 --> 자는걸...말이죠.

평생 그랬던것 같습니다. 뭐든간에 항상 이유가 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도 꼭 "쓸데"가 있어야합니다.

여행을 가도, 거기 가는 합당한, 실용적인 이유가 있어야 했습니다. 스페인에 그냥 가고 싶어서는 안됩니다. 그냥 옛날부터 가보고 싶었다고 하면..."너 돈 많아?" <-- 요런 비꼼 받습니다.

멀쩡한, 아니 남들 눈에만 멀쩡해보이는 -_- 직장 때려치우고...저는 내년 1월에 동경으로 일본어 어학연수 갑니다. "Globalization 시대에 3개국어 정도는 basic한거 아냐? 앞으로 career상 더 세계적으로 일하고 싶어"와 같이 (말할때 영어, 특히 Konglish를 적재적소에 쏙쏙 섞어주는게 포인트 ㅠㅠ) 번zi르르한 이유 따위 없는 저는...21세기 최후의 한심한 놈으로 당첨됩니다.

제가 얼마전에 경영대학원간다고 했을때에도, 공부하는거라면 집안기둥까지도 뽑기를 주저않는 우리나라의 알흠다운 학구열은 어디에 모셔놨는지...항상 이유를 요구합니다. 그냥 그 공부하고 싶다고 하면...혼납니다. 할일없냐고. ㅠㅠ
 

심지어, 어떤 여자가 좋으면...왜 좋아하는지에 대해서...찬찬히 설명해드려야합니다. 이제는, 사랑에도 이유가 필요하다는... ㅠㅠ

화장실에서 똥싸는 이유는...안 물어보시나요?


특별한 이유 없이도, 그냥...하고 싶은것을 하면 왜 안되는것인가요. 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는...정녕 충분하지 않은것인가요. 일본어...딱히 쓸데가 없어도 그냥 배우고 싶다구요. 그녀...특별히 대단한것 없지만...그냥 사랑하구요. MBA? 옛날부터 그냥 그 공부 좀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그외에 이유는 없다구요.

쓸데없는 짓 왜 하냐구요? 이 말 듣고 실망하실지 모르겠지만...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귀뜸해드릴께요. 저는 쓸데가 있어야만 존재가 가능한 기계의 부품이 아니라구요. -_- 언제부터...제가 하는 일이 "쓸데"가 꼭 있어야만 하는것이었나요. 그렇게 쓸데있는 일만 하시면서 살고 싶으시면...그렇게 사시는거 말리지 않습니다. 하지만...그렇게까지 삶을 빡빡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도...이 세상에는 있다구요. 


마약상이 되어서 콜롬비아의 질좋은 코카인 보급처가 되겠다고 나서는것도 아닌데...왜 다들 그렇게 못 하게 하시는것인지. -_-  제가 뭔가를 하고 싶다고 했을때...너무 "왜!"하고 따지듯이 물으며 이유를 강요하지 말아주세요. 쓸데는 없더라도, 그냥, 정말 그냥...하고 싶을때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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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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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02 20:53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다른 사람을 피곤하게 하죠. 적당한 관심과 적당한 거리, 이런게 뭐 중용 아닐까요.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휴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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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03 10:14 신고
    안녕하세요. 찾아주셔서 감사드려요.

    지나친 관심도 관심이지만, 그 관심이 좀 긍정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거죠, 뭐. -_- 이래라, 저래라, 그건 왜하냐, 관두고 잘먹고 잘살거나 걱정해라 등등의, 뭐좀 하겠다고만 하면 "쓸데없는 짓 말고 그냥 돈이나 벌어" <-- 하는 류의 관심은, 사랑이 없는것 같아서 슬프거든요.ㅠㅠ

    즐거운 휴일 이제 다 지나가네요. 다가오는 일주일도 재미있게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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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03 15:24
    스페인에 '그냥' 가고 싶은 사람인데요, 저는 일본가는거 MBA가는거 마냥 다 부럽기만 한데....
    저는 이유없이 '그냥' 스페인어를 배워보고 싶거든요....

    다른 사람 말하는거 한귀로 흘려 들으셔야 정신 건강에 좀 더 편할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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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03 20:00 신고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한귀로 흘려들을줄도 알아야하는데...여기저기 다 귀기울이고 신경 쓰다보니, 제가 제 자신을 피곤하게 하는것같습니다. ㅠㅠ 그리고 스페인/스페인어는 "그냥" 저지르세요! ㅎㅎ

    동네주민님과 제가 사는 우리 동네에는 며칠째 봄비가 오네요. 찻길 조심하시고 좋은 일주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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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03 22:24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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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04 10:24 신고
    감사합니다.

    사실 저에게는 안식년입니다. 그게 6개월이든 1년이든, 비록 짧은시간이지만, 제가 하고 싶은것만 하면서 살 수 있는 시간 -- 저에게 주는 일종의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제가 지금 하고 싶은게 뭔가, 하고 생각해봤더니 외국어, 특히 일본어를...지금처럼 찔끔찔끔 학원다니는게 아니라, 본격적으로 진지하게 배우고 싶더라구요.

    그나저나 궁금한거 아주 많습니다. ㅎㅎㅎ 새삶(?)에 대한 기대만큼 무서우니까, 준비를 잘해가고 싶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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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09 07:37
    아네고 고모입니다. ㅋㅋㅋ
    제가 대만 다녀온 이후로 통 연락을 못했네요 ^^
    왠지 닉넴이 홈피인것 같아서 들어와봤더니 조카님 맞는거 같아서요
    글 남깁니다 ㅎㅎ
    맞아요 저도 그냥 난 여행 다녀와서 대만에 관심 많이 생겼어.
    북경어를 공부해야 겠다 싶어서 친구한테 말했더니.
    너 이제 중국애들까지 일본으로 땡길라고 하냐 -_-;;
    아~ 그래 내가 중국어 공부하면 중국애들 땡길수 있는건가 ㅋㅋ
    좋은 조언 감사했지만. 그냥 공부하고 싶은거면 안되는가..라는 생각을
    좀 했거든요. 조카님이랑 같은 생각으로 그냥 공부하고 싶으니까..라면
    안되는건가 생각하던 차에 공감되는 글을 보게 되네요~~~
    아~~ 영어도 날 싫어하고 중국어도 날 싫어하고...쩝.
    이래저래 고민 많은 고몹니다. 그나저나 언제 들어와서 얘기좀 나누실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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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0 00:17 신고
    앗, 고모님!!! 찾아주셔서 너무 영광이예요 ㅎㅎㅎ 자주 놀러와서 발자취도 좀 남겨줘요~

    어렸을때부터...실용적인 것은 절대선, 쓸데없는 것은 절대악이라고 주입받아온 것이 가끔 이렇게 슬프기도 합니다. ㅠㅠ 근데 더 슬픈건 말이죠, 어쩌면 그렇게 사는 것이 더 현실적인것일지도 모른다는거. 인생에 도움 -- 그러니까 돈이나 명예, 사회적 지위처럼 눈에 보이는 도움 ㅠㅠ -- 되는것만 추구하는 삶.

    하지만 그런 쓸데있기만한 삶이, 정말 제가 살고 싶은 삶인지에 대해서는 언젠가부터 의문이 들더라구요. ㅠㅠ 그리고 "아니다"라는 확신이 든 후에는...인생의 촛점을 조금 바꿔나가려는 중이예요. "아 그때 젊을때 좀 더 해보고 싶은거 저지르면서 살걸..." <-- 요런 후회따위없는 삶, 가진것 많이 없어도...저와 제 주위의 사람들이 행복한,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 조금씩 촛점을 바꿔나가려는 중이예요. 일본어도 그 바뀐 촛점을 행동으로 옮기는 하나의 작은 변화라고 생각하구요. ㅎㅎ 고모님도 하시고 싶으신거 있으면 너무 따지지말고 하세요! (제 물귀신작전...그러다 같이 망한다는 ㅠㅠ)

    그나저나 제가 원체 질문이 좀 많아서 -_- 고모님 제 말 걸때마다 받아주시면 피곤하실지도 몰라요 ㅎㅎㅎ 회화위주 (진학은 능력이 안되기에ㅠㅠ), 그리고 학교에서 하는 문화행사 열나 많고, 학생들끼리 미친듯이 놀러도 다니며, 되도록이면 오전반 오후반 고를수 있는 (아침에 늦잠자는게 세상에서 젤 좋은 1人), 거기다가 일본직장인이나 대딩들하고 교류도 많은...그런 학교 어디 없나요? 더럽게 까다롭네요 ㅎㅎㅎ

    그리고 한국사람 많아도 전 괜찮아요 (근데 한국인 95% <-- 이런거는 좀...ㅎㅎ). 서양분들한테는...빠리4개월/벨기에4개월/호주6개월/미국에 20년째 -_- 살아봐서 호기심이 초큼 덜 하구요 ㅎㅎㅎ, 더더구나 서양분들과 어울리며 영어를 늘리는것보단...저는 일본에는 일본어를 배우러 간다는...ㅠㅠ

    센다가야랑 ISI 추천해주셨는데 좀 더 얘기 듣고 싶어요. 시간 좀 내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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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7 05:19
    상진이가 수고가 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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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8 23:15
    상진아...누가 그라데.....명단 작성해서 보내라...처리할께.

    니 미국에 살면서도 그러나....야 여긴 더하다....ㅎㅎㅎ 미국 사람들은 신경 안쓰잖아....

    그냥 웃어라...그게 인생이지...때론 토론도 해주고....정 안되면 씨발 하고 한마디 해주고...

    ㅎㅎㅎ 자슥...잘 살어...돌아 다닐 때는 항상 조심하고...몸둥아리 소중하게 다루어야지....

    서울에서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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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9 13:20 신고
    그래서 어쩔땐 서울에 들어가기가 무섭다니까요! 너무나 잘나시고 위대하신 분들이 많으신 곳이라...이곳저곳에서 끊임없이 내 인생을 코치해주려는 분들이 많아서리 -_- <-- 요기서 약간 비꼬면서 얘기했지만 ㅎㅎㅎ 물론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며 충고를 하시는 분들이 대다수라는거...저도 잘 알지요. 그래서 늘 고마운 마음품고 삽니다.

    하지만 "그딴거 왜 하냐"는 식으로 (또는 "돈이나 벌어라" "왜 쓸데없는 개고생하냐" 모두 같은 류의 이야기들) 말씀하실때는...열나 슬픈거죠. ㅠㅠ 그런 얘기 들으면 하루 종일 마음속으로 조용히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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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7.04 20:31
    타인의 삶에 쉽게 말하는 사람일수록, 사실은 별로 그 사람의 삶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정말 상대에 대해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사람은 말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노력을 기울이지요.
    저도 한국보다는 외국에서 사는 게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떠도는 삶이 길어지니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기 힘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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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7.05 10:43 신고
    헐... 너무나도 맞는 말씀입니다. ㅠㅠ 사실은 별로 관심도 없기때문에 그렇게 쉽게 남의 인생에 대해서, 남의 결정에 대해서 "그걸 왜 하냐," "괜히 오바하지 말고 남들하는대로 살아라"라는 류의... 사랑이 없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거겠죠. 사랑이 있으면, "가르치려"들기보단... "들으려"하게된다는 말씀, 너무 좋습니다. ^^

    저도 자꾸 떠돌면서 다양한 삶의 방식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새기다 보니... 한가지 삶의 방식만이 정답인줄 알고 있는 분들이 조금 많이 계신 우리 나라가... 때론 힘들게 느껴질때가 있어요. ㅠㅠ 하지만 앞으로 조금 더 두고볼 생각입니다. ㅎㅎ

    정말 좋은 하루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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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07 22:51
    좋은데 이유가 있나요 ㅎ 그냥 좋은거고 좋으니깐 그냥 하고 싶은거지 ㅎ 다행히도 제 주위사람들은 제가 하도 저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아서 그런지 이젠 별로 뭐라고 하진 않아요... 특히 경제적으로까지 독립하고 나니깐요;; =_= 좋게 말하면 납득한거고 나쁘게 말하면 포기한거죠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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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09 08:56 신고
      저도 예전에는 주위사람들에게 제 결정을 "납득"시키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이젠 그러지 않으려구요. 아예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지 않겠다는 얘기는 아니예요. 진심어린 충고는 받아들이되,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위해서 삶을 사는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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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4.02 02:05
    동질감 느끼고 갑니다. 맞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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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4.26 12:35 신고
      무려 3년전에 쓴 글인데... (글쓴건 2009년 5월, 답글 다는 지금 2012년 4월 ㅠㅠ) 다시 읽어보니 무척 낯간지럽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