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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힘

미국쟁이 이야기

by 주인 seoulchris 2009. 6. 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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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래 이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때는... 미국 이야기도 이러쿵 저러쿵 하려 했습니다. 미국에서 이제 (어렸을때 포함) 20년가량 살았으니... 나름 이야기거리가 많을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옆에 "분류보기"에 "미국쟁이 이야기"라는 카테고리까지 따로 만들어두었답니다. ^^;;; 하지만...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하나의 글도 쓰지 못했습니다. 쓸 건덕지가 별루 없더라구요. ㅠㅠ 여러나라에서 살아보면 살아볼수록, 이 나라와 저 나라의 차이보다는...그저 사람 냄새 나는건,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ㅎㅎ

하지만...오늘은 블로그 시작하고 처음으로 미쿡 이야기 하나 할까 합니다.

제가 2년차 변호사였을때니, 2007년이었던가 봅니다. 그때 다니던 로펌에서...하루에도 수십번씩 전화통화를 하는, 25년차 조금 넘는 아줌마 변호사가 있었습니다. 그 아줌마랑은 매일 그렇게 같이 일하면서도...2년간 개인적인 얘기를 나눈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법무성에서 미팅이 있어서...오후에 같이 가기로 한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시간도 남았고, 날씨가 알흠다웠던 봄날이었는지라...차 대신에 걍 같이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일외의 이야기를 이것저것 했지요. 너 어디 출신이냐. 한국에서 언제 미국 왔냐. 등등... 그리고 저도 물었죠. 아줌마는 왜 변호사가 됐냐. 솔직히 조낸 바쁜 지금 생활이 좋냐. 뱃살 웬만하면 좀 빼시는게 어떻겠냐...고는 안 물었고 ㅠㅠ 아무튼 그렇게 잡담하며 다정하게 (쑥쓰...-_-) 걸어가는 중이었습니다.

워싱턴디씨에 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백악관 옆에는 영국여왕이 묵곤한다는 특급 인터콘티넨탈 호텔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우리나라에서는 명품이라 불리우는 가게들이 욜리 럭져리한 자태로 사이좋게 있구요. 거길 지나가다가...거기서 쇼핑 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줌마가 갑자기 한마디 했습니다.

아줌마: "I cannot believe that there are still idiots who buy that stuff..."
            (번역: "저딴거 사는 바보들이 아직도 있네...")


나:       "Why do you say that?"
            ("왜요?")


아줌마: "The stuff is way too expensive! I can never justify paying that much for a bag..."
            ("솔직히 조낸 비싸잖아. 가방 하나에 저만큼 돈주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되거덩...")

 
저한테는 이게 나름 충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아줌마의 주급 대략 $100,000인걸 저는 알고 있거든요. 연봉으로 따지면 $5,200,000 -- 환율 1200원이라 쳐도 대략 62억원 조금 넘네요. 그런 아줌마가...그 물건들이 디자인이 구려서도 아니고, 남들이 다 사니까 사기 싫어서도 아니고, 비싸서 ㅠㅠ 못 산다는 것이 충격을 넘어서 조금 웃기기까지 했습니다. ㅠㅠ 하기야...그 아줌마는 휴가도 Southwest Airlines -- 미국의 저가항공 -- 타구서 특별할인 패키지로 갑니다. 조낸 싸게 "Great deal" 잡았다면서 저한테 자랑하던 모습이 그때서야 조금 이해가 갔습니다.

그냥 구두쇠라구요? 그 많은 돈 어디다 쓰냐구요? 그 아줌마...DC에 있는 Children's Hospital의 Golden Patron입니다. 그게 뭐냐면은요... 매년 2백만불, 우리나라돈으로 24억원이 넘는 액수를 기부하는 사람에게 주는 감사증서 같은것 입니다. 아줌마가 그 병원에 정확히 얼마나 기부하는지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매년 최소한 24억은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아줌마들이...미국에는 수십만명, 수백만명 있습니다.

저는...그때에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힘을 느꼈습니다. 그게 개인적인 신념때문에 기부하는 거라면...솔직히 미국의 힘이 이제는... 무섭습니다. 하지만... 그게 사회분위기나 세법과 같은 사회적 제도때문에 기부하는거라면... 더 무섭습니다. ㅠㅠ 원래 저는 "우리나라가 무조건 제일 좋아"라는 지나친 애국심도 경계하지만, "미국이 뭐든 짱이야"따위의 맹목적인 사대주의는 더 싫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끔찍한 미국의 문제들을 두 눈으로 몸소 경험해본 저에게는...그런 사대주의는 단순한 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거든요. (그쯤되면 무식도 죄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하지만 그때만큼은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미국이 가진 건강한 자본주의의 힘을 말이죠.

국을 흔히 1%의 사람들이 이끌어간다고 합니다. 물론 경제력, 학력으로 끌어가는 면도 있겠지만, 저는 그보다는 그렇게 정신적인 면에서...1%의 엘리트들이 미국을 짊어진다는 의미가 더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을 지금의 위치까지 끌어온 원동력일지도...모르지요.

그러면서 제가 알고 있는 어느 나라가 떠올라서 조금, 아주 초큼 씁쓸했습니다. 왜, 그 나라 있잖아요. 천민자본주의의 표상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극찬(?)했다는 그 나라.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전재산 기부한다고 자기 입으로 떠들어놓구서는 지금 딱 시치미떼는...푸른 기와집 사는 그 아저씨있는 그 나라. 사랑하는 저의 유일무이한 고향, 지금 이거 읽고 있는 님께서 생각하시는 그 나라...있잖아요. ㅠㅠ

솔까말...막상 당선되니까 갑자기 아까워지신거 맞잖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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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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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09 05:23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그런 미국의 '저력'이야 말로
    현재의 미국을 이끄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보다 학력도 높고,IQ도 높다는 한국인데
    과연 저런 '저력'을 느껴본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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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09 19:58 신고
    그런것 같습니다. 학교다닐때 제일 공부 잘하는 애가... 제일 멋지게 잘 사는것은 아닌거랑...비슷한가봅니다. ㅎㅎㅎ

    우리나라도 그리고 저력 있는것같아요. 단지 저는 그 저력을... 어떻게 하면 남들보다 돈을 좀 더 벌까...에 모두 소진하는 대신, 좀 더 "아름답게" 아니면 "스스로 보기에 멋지게" 사는 데에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것뿐이죠.

    물론...돈을 많이 버는 삶이 무조건 아름다운 삶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저도 할말은 없겠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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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18 08:13
    집에 "미국의 힘, 예일로스쿨" 이란 책있지않나?
    거기 정답이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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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19 14:23 신고
    대체 뭔소리야 ㅎㅎㅎ 그 책은 수박겉핥기의 대마왕격인 책인데 말이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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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30 14:31
    이 얘기 여기서 또 듣네 ㅎㅎㅎㅎ
    저 아줌마 한번 보고 싶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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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7.01 05:10 신고
    내가 너한테 이 얘기 했었나? ㅎㅎㅎ 그래도 몇년전의 일인데도...나름 신선한 충격이어서 지금까지 잊혀지지가 않아.

    근데...쇳덩이 나비...너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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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7.07 08:46
    너 누구야? 주글래? 이게 어디서 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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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3 22:29
    저런 류의 건강한 미국인들의 힘..이런거 나도 감동한다. 저런거 보면 중국이 미국을 밀치고 세계 슈퍼파워가 되는 일 따위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 1프로가 큰 반발 없이 이끌어가기에 굉장히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는 사회이면서 실제로 나머지 99프로 중 상당수도 왠만한 딴나라 사람보다 행복하고 합리적이고 (멀티컬처럴 사회인만큼) 다양성 존중할 줄 아는 교양도 갖추고 자부심 있게 사는 듯..그런게 선진국이겠지.

    근데 한국에도 훌륭한 생각+행동하면서 사는 사람들 꽤 많은데.. 루저들도 참 많지.
    우리나란 일단 뭘 해도 경쟁이 작렬이자나.. 별거 아닌거 할려해도 박이 터지니까 인간들이 치열해지고 이기적으로 되고 그러는 듯.. 획일적인 것도 그렇고..
    한쿡은 도대체 왜 이런가 하면, 역사적인 이유들이야 이미 다 지난거니 고칠 수 없고..
    결국 수도권에 너무 많은 인간이 다닥다닥 오래오래 붙어살아서인데.. 그렇기 땜에 국토균형발전을 하고 점진적으로 통일로 나아가야..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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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9 10:25 신고
      우리나라는 뭐 하나 별거 아닌걸 해도 경쟁이 작렬이라는 말 ㅎㅎㅎ 정말 동의해. 그리고 이 미친경쟁도... 좁은 땅덩이에 사람이 너무 많기때문이라는것도.

      Story of B라는 책이 있어. 그 책에 의하면 지금 지구는 인구적으로 완전 포화상태이며, 전쟁, 경쟁, 가난, 스트레스... 이 모든 악의 근원은 그러한 인구증가때문이래. 근데... 그렇게 포화상태인 지구중에서도, 우리나라는 거의 탑클래스에 속하니 사는게 쉬울리 없는듯.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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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07 09:11
    제가 사실 미국에서 조금 살긴 했지만, 미국 사회 깊은 곳까지 경험한 것은 아니라, 제가 옳다곤 말할 수 없지만. 제 생각에 미국의 기부는 다른 서양국가들과 마찬가지고 '문화'인 것 같아요. 그리스로마시대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그래서 역사가 아주 깊죠... 그래서 사람들 인식 아주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고. 그에 반해 동양문화권은 기부문화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최근에서야 조금씩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모 이런 구호아래 시작되고 있는 것 같은데.. 많이 퍼져갔음 좋겠어요 ㅎ 제 개인적인 소망으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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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07 19:31 신고
      동의해요. 사회적 분위기라는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것같아요. 꼭 기부문화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로.

      우리 나라 사람으로 이런 얘기해봤자 제 얼굴에 침뱉기이기겠지만... 우리 나라는 아직 청소년기같아요. 몸은 다 자랐는데 정신은 그만큼 성숙하지 못한 사회. 경제적으로는 성장했을지 몰라도 문화나 정신적인 면에서는 그 물질적인 성장을 아직 따라오지 못한것같아요. ㅠㅠ

      하지만 시나브로 바뀔거라 저는 믿어요. 아니, 그렇게 믿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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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02 06:37
    아.... 과연 미국이란 나라의 힘을 알만합니다.

    서양의 기부 문화는 고대 시절부터 이어저 내려온 전통이고 문화이죠...

    특히 1%의 사람들이 앞장서서 실천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군요.

    그리스 로마 시절부터

    서양은 귀족들이 앞장서서 피 지배계층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해왔지만

    한국의 역사는 부끄럽게도 고구려 멸망이후 강한 외적이 쳐들어올경우 국가의 주도로

    제대로 싸움을 해본일이 없습니다.

    대체로 나랏님과 대신들은 앞장서서 도망가고 민중들이 앞장서서 나라를 지켜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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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02 06:39
    그게 지금 대한민국까지도 이어저 내려오고 있는거라고 생각하네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다만 한가지 기대하는것은

    대한민국도 앞으로 저렇게 발전해야만 한다는 믿음을

    포기해서는 안되고 포기할 수도 없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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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06 10:58 신고
      안녕하세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보기에 기부문화의 핵심은... 꼭 "아, 내가 더 가졌으니 남들한테 베풀어야겠다"는 자비심이나, 사회지도층이나 부유층이... 뭔가 덜 가진 사람들을 불쌍하게 여기는 그런 마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 물론 그런 자세도 중요한 일부분이겠지만, 진짜 핵심은... 부자이던, 가진것이 조금은 부족하신 분들던간에... "결국 우리는 다같이 살아가는거니까"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미국같은 나라는... 기부를 하면서 그 혜택을, 자기 자신을 포함한 사회 전체가 받게 되리라는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거든요.

      하지만 우리 나라는... 그런것과는 아직 조금 거리가 있겠지요. 기부를... 누군가에게 "베푸는" 것으로 밖에 못 보기때문에...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는것같아요. 시간이 걸리겠죠. 하루 아침에 생각이 바뀔수는 없으니까요.

      좋은 일주일 보내시고 다시 한번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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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7.17 07:21
    우리나라가 청소년기라는 말에 떠오른 건데요.. 얼마전에 컬쳐 코든가 ㅋ 뭔가 하는 책을 읽었는데 거기선 미국 보고 청년기 ㅋ 랬던가? 젊지만 그만큼 어리고 ㅋ 뭐 그런 식으로 장점 단점들이 있던데 그 책 대로면 우리나라 문화는...ㅋ 충분이 올드한데...ㅋ 근대화 놓고 봤을 때 청소년기란 거겠지만... 아무튼..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 책을 읽고 안 그래도 미국이란 나라가 딱히 마음에 드는 나라가 아니었는데 더 별로더라구요.. 근데 이 글 읽고 우리나라가 따라가기엔 멀었다 ㅋ 정도의 생각을 했다는 게 제가 하고 싶었던 말. 그러니까 결론은 님 글에 동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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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8.02 07:23 신고
      안녕하세요.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떤 나라든지간에... 그 나라에 대해서 한마디로 얘기하기는 참 어려운것같아요. 저도 미국에 약 20년 살았지만 "미국은 괜찮은 나라야"라던지, "미국은 별로야"라고 말하기에는 힘든것같아요. 그렇게 나름 공부도 하고 일도 하면서 살았던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그런데... 6개월씩밖에 못 살아봤던 유럽의 나라들이며, 일본, 호주같은 나라는 더 하죠, 뭐.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행복한 일주일 보내고 계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