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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하나

살아가는 이야기

by 주인 seoulchris 2009. 9. 1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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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본 책에서 바로 밑의 그림을 발견했다. 딱 봤을때 전기가 찌리릿 오는것이... 간만에 안구가 정화되며 머릿속이 상쾌해지더이다.  아멘.


출처는 김어준의 책 "건투를 빈다"가 되겠다.  

아무튼... 저기 위의 하나하나 모두 좋다.  다들 아무 생각없이 멍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 생긴거 옷 입는거 모두 같은거, 공장을 연상시키는 세팅까지.

저 가슴팍에 순서대로 찍혀있는 번호들을 보라.  저게 그냥... 우리 사회의 풍자같은가요?  우리 나라가 애들을... 무슨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이 똑같은 인간들을 주조하는걸 비웃어주기 위한 은유같소?  곰곰히 생각해봐라.  절대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실제로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중, 고등학교까지... 학생들을 일렬로 쭉 세우고 번호를 매긴다.  2학년 5반 17번 아무개.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예를 들면 미쿡같은 나라에서는 학생들에게 무슨 물건처럼 이딴식으로 번호매기다간... (두둥~) 억만달러의 소송 당한다.  날라리 변호사지만 이건 내가 장담할 수 있다.

저 중에 한 녀석이 "에이그 철 없는 것"하는걸 보니 생각이 난다.  2년전쯤 술자리에서... 친구가 책 한권을 꺼냈다.  그 책의 작가는 나보다 나이가 2-3살쯤 많은 사람이었는데 (그러니까 그 작가는 당시 나이로 한 30살 쯤?) 뉴욕에서 뒹굴뒹굴 놀면서... 느낀 점들을 나름 자유롭게 썼더란다.  그때 바로 내 옆에 있던 우리 나라 사람 한 분이 그 책의 작가 약력을 보더니 그러시더라.  "미친놈. 나이가 그 정도 먹었으면 철 좀 들어야하는거 아냐?"  더욱 중요한건 그 한마디에 나름 동조하는 듯한 술자리의 분위기.  울고 싶었다.  사회에서 세뇌당한대로, 최대한 돈을 많이 벌기 위해, 그리고 남한테 나 욜리 잘 나가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무조건 달려달려~ 하는 삶만이 "철 있는" 삶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꼭 좀 말씀 드리고 싶어용~!!!  니는 그럼 그렇게 살으라고.  그리고 남걱정말고 니나 잘하라고. 

그러나 역시 저 그림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대사는 "너 엄마한테 혼난다~"가 되겠다. ㅍㅎㅎㅎㅎㅎ 나는 비교적 부모님께 그런 압박을 받은 적이 없는 편이지만, 그래도 저 문구가 가지는 힘만큼은 아주 잘 안다.  실제 입밖으로 저런 식의 말을 내는 것은... 초등학교때로 끝날지 모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다 커서도 알게 모르게 "엄마한테 혼날까봐" 또는 부모님을 실망시킬까봐... 자신의, 남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 너무 많다.  부모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 "효도"라고 포장되어 있는 재밌는 세상.  (하지만 진정 부모님이 원하는시는 것은 자식이 마음속까지 행복하게 사는거라고 생각해보신적은 정녕 없소?)  아무튼 자기의 삶과 행복조차도 부모님의 기대에 담보잡혀 살면서... 우리 (나 포함) 어디가서 "나 어른이야"하고 말하고 다니지 좀 맙시다.  쪽팔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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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16 21:59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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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19 09:56 신고
      안녕하세요.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벌써 이미 하고 싶은 공부하신다고 유학까지 가셨다니... 저보다 한발, 아니 일곱 발은 앞서시네요. ㅎㅎㅎ 체이스님께서야 이미 결정을 내리고, 준비를 다 하시고, 하고 싶으신 일을 이미 행동으로 옮겨서 그 전보다 행복한 삶을 이미 살고 계신것이라면... 저는 이제 마음을 먹고, 겨우 준비하는 단계거든요. ㅠㅠ

      더더구나 "하고 싶은" 공부를 이미 하고 계시니... 저같이 딱히 뭘해야될지 몰라서 "에이 몰라 마음 땡기는 대로 이것저것 할테야"하는 허접보다는 확실히 훨씬 나으시네요. 부럽습니다. ㅠㅠ 하지만 저는 그것만으로도... 평생 뭘할지 몰라서 멀뚱대며 남들시키는대로, 사회에서 세뇌시킨대로 사시는 대다수의 다른 분들보다는... 그래도 제가 좀 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자위하려구요. ^^;;; (애써 갖다붙이기)

      어쨌거나 같은 생각을 가상세계에서라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정말 쉽지 않거든요. 그리고 블로그 있으시다니 주소 가르쳐주세요. 제가 제 블로그조차도 자주 안 들어오는 불세출의 게으름뱅이긴 하지만... 그래도 자주 놀러갈께요. 그럼 주말 재밌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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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16 22:00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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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16 22:00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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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3 21:50
    이런 구린 데다 블로그질하지 말라고... 댓글 달기 성가시게시리 ㅋㅋㅋ

    한국이 돈이 갑자기 많아진 거에 비해 다른 거(민도라던지 사고방식 등등)의 발전은 아직 그에 못 미친다. 슬프지만 현실이 그러함.. 대신 후다닥 변화한 사회인만큼 잼있는 일도 많잖니.. 좋게 생각하려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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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4 08:07 신고
      빨리 변화하는건 사실 재밌어. 하지만... "삶을 요렇게 살아야한다"는 식으로 남에게 자꾸 강요하고, 그렇게 안 사는 사람은 "한심한 인간," "철없는 놈"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볼때면... 슬프다는거지, 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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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5 22:20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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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7 08:46 신고
      멜버른대학이 듣보잡이라니... 겸손도 지나치면 남이 짜증이 날 수 있다는것을 항상 염두에 두시기를 바랍니다. ㅎㅎㅎ 저는 시드니대 대학원에서... 2004년에 한학기 교환학생했거든요. 호주가 가끔 그립습니다. 한 40일에 걸쳐서 동부해안여행도 했었거든요. 시드니에서 케언즈까지. 그리고 그 후에 다시 남부로 멜버른까지. 지금 돌아보면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ㅠㅠ

      그리고 보아하니 커리어에 단계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에 따라 계획을 세우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저도 계획을 세우며 살아왔지만... 님처럼 그렇게 구체적이지 못했거든요. 대학졸업했을때는 아예 별 생각이 없었고, 대학원에서는 "그냥 국제적인 일을 해야지! 이왕이면 학부때 공부했던 금융과 합쳐서"하다가 (완전두리뭉실)... 막상 국제금융일을 하다보니 "이게 뭥미 헐"하고 지금처럼 방황하게 되었습니다. ㅠㅠ 후회는 없지만, 그리고 다시 돌아가도 더 잘할수 있을거란 자신은 더더욱 없지만... 님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조금 듭니다. 목표하신게 뚜렷하니 잘 되겠지요.

      하지만 한가지 건방지게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_- 제 생각을 드리자면... 목표했던것과 막상 그 목표를 이루었을때의 현실은 조금 다를수 있다는것. 그러니 항상 열린 마음을 가지고 사는게 중요한것같다는것. 그냥 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한마디 중얼거림되겠슴다. ㅎㅎㅎㅎ

      계속 열심히 하시고, 건투를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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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06 11:02
    요즘 바쁘신가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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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07 08:35
    우와, 이거 정말 공감가는 그림(?)이네요 ㅎ 잠시 외국생활을 하다 한국에 들어와서 더 그런지 아님 정말 이제 진지하게 사회속으로 들어가게 되어서 더 그런지. 일렬로 세우는 한국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요즘인데. 너무 공감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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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07 19:48 신고
      앗 안녕하세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오만과 편견의 팬이신가봐요. ^^;;;

      어렸을때는 객관식 찍기시험이라는 저질스러운 기준으로 아이들을 등수별로 세우고, 자라서는 "사회적 지위" "연봉"같은 어이없는 기준으로... 서로서로 늘 줄을 세우고 경쟁시키는 것이 얼마나 야만스러운 것인지는... 사실 그 세계에서 나오지 않으면 깨닫기 힘든것같아요. 저는 안타까움을 넘어서서 많이 슬프답니다. ㅠㅠ 행복하게 사는건... 그런거랑은 조금 다르잖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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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07 21:34
      와, 제 닉넴보고 오만과 편견의 팬이란 거 아시는 분 첨으로 만났어요 ㅎㅎ 너무 신기해요 ㅋ 유명한 작품인데도 제 닉넴보고 오만과 편견을 떠올리는 분은 없더라구요 ㅎㅎ 미국인들 중 문학에 관심있는 사람 빼고 ㅎㅎ Mr.Darcy가 아닌 Mrs.Darcy여서 그런가 ㅎ 암튼 넘 반갑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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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09 06:05 신고
      그런가요? 또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쑥쓰럽네요. ㅠㅠ 하도 옛날에 읽었던 책이라 맞는지 안맞는지 사실 좀 아리까리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