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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퀘어의 삼성 간판을 볼때마다 불편한 이유

미국쟁이 이야기

by 주인 seoulchris 2009. 10. 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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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가신 분들이라면 꼭 들르게 마련인 곳이 맨하튼의 타임스퀘어입니다. 제가 봤을때는 사람많고 복잡하기만 하지... 특별히 할것도, 대단히 볼 만한 구경거리가 딱히 있는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뉴욕에 오면 다들 타임스퀘어를 갑니다. 

그런데 그 타임스퀘어에는... 삼성과 LG의 간판이 있지요. 그리고 우리 나라분들은 그 간판들을 볼때마다... 꼭 한마디씩 합니다.  정말 자랑스럽다구요.  우리 나라의 위상이 여기까지 느껴져서 뿌듯하다고.  세계 금융중심지 뉴욕 한복판에 삼성 간판을 보며... 마치 한국 사람이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고 정상에 꽂은 태극기를 볼 때와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나봅니다. 
 

비오는 날 찍었더니 좀 우중충하네요. ^^;; 한복판에 삼성 로고. 오른쪽 구석에 노란택시.


꼭 타임스퀘어에 갈때만 그런건 또 사실 아니지요. 흔히들... 삼성이 불법적인 짓을 해도 삼성이 잘나가면 세계적으로 우리 나라의 자랑이니까 좀 눈감아줘야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습니다.  그렇게 "그래도 좀 봐줘야한다"라고 말하는건... 삼성이 세계에서 다른 나라의 기업들을 상대로 우리 나라를 대표해서 싸워준다고 생각하기때문이겠죠.  (그나저나 그토록 드러난 비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삼성에 별 탈 없는거 보면... 미국변호사로써 조금 신기하기는 합니다.  미국이랑 자꾸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미국에서 그 정도로 드러났으면 벌써 수십명 감방에 계시고 기업은 파산했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삼성의 간판을 보고 자랑스러워하고, 삼성이 잘되어야 우리 나라의 위상이 높아진다는 식의 얘기를 들을때마다 저는 마음이 굉장히 불편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쯤 되는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엄밀히 따지면 삼성전자는 우리 나라의 기업이 아니기때문이겠죠.  이병철이 세워서 서울에 본사가 있는 삼성이 우리 나라 기업이 아니라니 뭔 미친 소리냐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런 분들께는 정말 송구스럽게도... 우리 나라의 경제체제는 주주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합니다.  즉, 삼성전자의 주인은 삼성전자의 주식을 가진 분들이라는 얘기지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삼성전자 주주의 50% 이상이 외국인이라는거.  물론 시장에 따라 다르지만, 금년초에는 외국인이 60%를 넘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 굳이 말하자면... 삼성전자는 외국 기업이지요. 삼성전자가 잘 되어서 주식이 오르고 배당금을 받게 되면, 그거 다 외국인들이 이득을 보는 겁니다.  

("그게 뭔 상관이냐, 그래도 삼성은 우리 나라꺼야"라고 말하시고 싶으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혹시 빨갱이세요?  "회사는 주주의 소유"라는 자본주의의 근본을 부정하시다니... 빨갱이 공산주의자이신가보네요.  ^^;;; 공산주의가 나쁘다는 둥의 유치한 소리를 하려는게 아니라, 빨갱이는 그렇듯 자본주의를 부정하시는 분들을 지칭하는 말이거든요. (한나라당 싫다고 무조건 빨갱이가 아니구요.))

두번째 불편한 이유는... 외국인들은 "오, 삼성전자가 있는 꼬레아는 대단한 나라군요"하는 생각을 하지 않기때문... 이겠죠.  외국에서는 그렇게까지 기업의 국적에 신경 안 쓴답니다.  "아 삼성의 핸드폰 조낸 좋군하"하는 생각은 물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거기서 갑자기 "삼성전자가 있는 한국은 역시 발전한 좋은 나라구나"하는 식의 유아기적인 생각 하는 사람 자체가 (한국 사람외에는ㅠㅠ) 잘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잘 된다고 해서 외국에서 우리 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는 따위의 일은... 실제로는 그다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는 말이지요.  요즘같은 세계화시대에, 기업에 국적을 부여한다는 생각 자체가 지나치게 순진하다못해... 어리석기까지한 발상일지도 모릅니다.  

타임스퀘어의 삼성 간판을 볼때마다 우리 나라 분들께서 조금의 자랑스러움을 느끼는게..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뿌듯함"이라는 느낌 자체가 그냥 감정이잖아요.  잘잘못을 따질 성질의 것이 아닐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렇게 "삼성의 간판 보니 자랑스러웠어" 아니면 "삼성이 잘 나가야 우리 나라 위상이 높아져"와 같은 얘기를 들을때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ㅠㅠ 따지고 보면 우리 나라의 기업도 아니오, 설사 우리 나라 기업이라 하더라도 실제 세계에서 우리 나라의 "위상"과는 별 상관도 없는 삼성전자라는 사기업에 까지... 꼭 그렇게 민족주의를 들이대야하는것일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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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5 19:08
    오랜만의 포스팅이시네요 ㅎ 저도 저런 류의 민족주의엔 진짜 진절머리가 나요. 식민경험이후 독재정권들이 한쪽으로 돈을 몰아주면서 급격한 경제성장을 꾀할 때 쓰던 논리에 한국사회가 아주 제대로 세뇌되어 지금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죠. 그리고 마찬가지로 선성장 후분배. 요것도 아주 잘 먹히고 있고.. ㅎ

    근데, 저는 삼성과 관련된 민족주의보다. 더 불편한게 있는데. 바로 축구죠 ㅎㅎ 진짜 너무 싫었고. 지금도 너무 싫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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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6 07:39 신고
      축구가 불편하다는건... 축구자체가 불편한게 아니라, K-리그나 기타 리그의 축구에는 전혀 관심도 없으면서, A매치만 있다하면 열광하는 모습이 불편하시단 말씀이죠? ㅎㅎㅎ 축구가 11명인지 12명인지, 오프사이드가 뭔지 몰라도 다들... 붉은 악마이지요. 아마 감정이입이 되어서 그런거겠죠. 그거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치는 않지만 (일단 그렇게 감정이입되면 재밌잖아요ㅎㅎㅎ) , 따져보면 조금 이상한 점이 있는건 사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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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6 22:22
      ㅋ 그쵸 ㅎ 한국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축구를 좋아하죠 ㅎㅎ 물론 저도 2002년 4강신화는 자랑스러워할만하다고 생각하지만, 도가 지나치더라고요. 06년 월드컵앞두고 05년부터 모든 광고가 축구로 도배되는데, 미치겠더라구요. ㅎ 그 후론 TV와 더 담쌓고 지낸 것 같아요 -ㅇ- 글구 맨유도 예전엔 좋아했었는데 맨유의 박지성이 아니라 박지성의 맨유가 되어버린 후로 부터;; 맨유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게 되었다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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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7 05:57 신고
      미치실것까지야. ㅎㅎㅎㅎ 그리고 정말 프리미어리그 전체가 싫어지셨나요? 푸하하하. 하기야... 케이리그 수원 서포터들을 예전에 뵌적이 있는데, 한결같이 A매치나 그런 점에 있어서 불만이 많으시더라구요. 뭐 어쩌겠어요. 광고도... 사람들에게 내재되어있는 민족주의에 어필이 되니까, 그게 먹히니까, 그러는거 아니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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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5 19:40
    최근에 젊은 사람들과 토론을 했는데... 나이든 어른들 처럼 여전히 삼성전자 글로벌 기업으로 잘 성장하여야 국민들도 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참 답답했습니다.

    한국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아직도 대기업이 잘 되어야 중소기업도, 국민들도 잘 살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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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6 08:48 신고
      안녕하세요.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기업이 잘되어야 중소기업도 국민들도 더 잘살게 된다는 허무개그보다 제 개인적으로 더욱 웃긴건... 온갖 부패와 비리를 다 저질러도, 그렇게 글로벌기업으로 잘 성장하셔서 우리 나라의 위상을 올려주셔야하기때문에, 그 부패도 눈감아줘야한다는 논리가... 실제로 먹힌다는 거겠죠.

      그건 마치... 컨닝으로 반에서 1등하는 애를, 전국경시대회 나가서 우리 학교의 위상을 빛내줘야하기때문에, 컨닝해도 봐주고 선생들을 매수해도 더욱 격려해줘야한다는 얘기인데... 이게 뭔가 잘못됐다는걸 못 깨닫는 사람이 그토록 많다는것이 저는 어이가 없다 못해 가끔 슬픕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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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9 08:24
    삼성이라는 기업에 대해서 항상 불편한 심정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일부 공감가는 글이네요.
    삼성 불매운동이 일때에, 국내외 많은 국민들이 이걸 참여해야되나 말아야되나 갈등했던 불편한 심정도 이해하구요.

    하지만, 딴지가 아니라 외국에서는 아무도 그렇게 기업의 국적에 신경 안 쓴다는 말에는 100% 동감 할 수 없네요. 미국만 봐도 친구나 동료들과 얘기하다 보면 '삼성? 그래... 니네 핸드폰 잘만들잖아' 이런 대화를 하기도 하거든요. 아주 친한 미국 애들과 술마시다 보면 가끔 농담이지만 '니네 나라는 뭐 있는데?' 이러는데 우리는 반도체도 1위고, 전세계 오토바이 헬멧도 다 한국꺼고, 포드보단 현대차가 낫잖아... 이러면서 유치한 말싸움 같은 것도 하거든요. 제 주변 사람들과 제가 유아기적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이나 저나 그냥 평범한 미국 주립대 나와서 평범한 회사 생활 하는 20~30대 미국애들이거든요.

    예전에 대우가 망하기 직전/후(90년대 후반) 당시로는 좀 가난했던 동유럽 여러 나라들(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등)을 여행하면서 인상깊었던 것은, 대우=한국차=나 한국 알아 이런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거죠. 국내에선 대우라는 부패 기업이었지만, 동유럽에선 선진 한국 기업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그때도 지금의 삼성을 대하는 제 심정처럼 불편했던걸로 기억하네요.

    제 포인트는 삼성/대우를 편들고자 하는건 절대 아니구요. 한국 기업과 국가 이미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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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9 10:49 신고
      안녕하세요, 레이니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저 위에 생각은 그저 저의 짧은 인생에서 잠시 여기저기 외국에서 떠돌며 가졌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소견일뿐입니다. 그러니 혹시 저 위에서 "이게 외국에서의 진리다" 또는 "외국사람들은 다 그래"하고 제가 말하는것처럼 느껴지셨다면, 그는 결코 제 의도가 아니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결국 저도 제 자그마한 집단내에서 매일 매일을 보내는 우물안 개구리일수 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저 위에 글에서는 미처 하지 못했던 제 생각을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사실 많은 외국사람들이 (특히 미국사람들이 조금 심한것같아요)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 자체가 의외로 별로 없는것이 제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우리를 만나면 외국인이니까 신기해서 가끔 그렇게 레이니님께서 경험하듯이 대우, 삼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건... 저도 여러번 겪어봤지요. 하지만 그것이 정말 한국의 위상과 관련이 있는지는 저는 잘 못 느꼈답니다. 그냥 한국사람 만났으니 그렇게 한국에 대해 가볍게 아는 사실에 대해서 얘기 한번 해보는것일뿐, 특별히 "아 얘네가 좋은 물건 보면서 그래도 한국을 높게 봐주는구나"하는 느낌은... 저는 사실 거의 못 받아봤거든요. 오히려 제가 겪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건을 사도 그냥 그 물건자체에 신경을 쓰느라 바쁘지, 그렇게 그 물건의 국적을 알아보는 수고를 하고 또 그 물건의 질을, 그 물건을 만든 기업이 있는 나라의 위상과 연결시킬만큼... 고차원적인(?)ㅎㅎㅎ 사고를 하시는 분들은 많이 못 만나봤거든요. 다들 애초에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 자체가 별루 없으니까요. 아무리 겉으로는 (친절하기 위해서? 대화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서?) 여러 가지 얘기를 하더라두 말이죠.

      하지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그건 제 좁은 경험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제 느낌일뿐이지요. 레이니님은 충분히 다른 생각을 하실 수 있다고 (당연히)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어울리는 사람들이 다르니, 서로 다른 경험을 하게 되고 또 그에 따라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고... 그런 다른 생각들을 이렇게 나누는 것이 또 사는 재미중에 하나라는거 다시 한번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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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03 11:22
      저도 대부분의 생각에는 공감했던 글이니 제 답글에 혹시 기분나쁘진 않으셨으면 합니다. 미국사람들이 좀 심하게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부분도 그렇구요. 다만, 위 글에서 강조된 부분의 단어들이 좀 자극적이어서(혹은 내심 찔려서? ^^) 제가 답글을 달게 됐었네요. 이렇게 온라인상에서 다른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좋은 점 중에 하나 아니겠습니까?!

      이 동네는 이번주에는 날씨가 좋네요.
      10월에 이미 11월 같았어서 11월엔 10월 같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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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04 20:27 신고
      앗, 친절한 답글 감사드립니다. 다시 제 글을 읽어보니 밑줄 그은 말이 조금 자극적이기는 하네요. ㅎㅎㅎ 누군가를 자극하려고 쓴 단어는 정말 아닌데 말입니다. ㅠㅠ

      사실 그 단어를 쓴 이유는... 그저 저의 좁은 경험이기때문입니다. 제가 5년째 한국의 재벌부터 미국의 글로벌기업까지 법률적으로 대리하면서... 단 한가지 뼛속까지 배운게 있다면... 기업들은 (특히 기업의 경영진들은) 정말 이윤추구를 위해서라면 굉장히 냉정해진다는것이었습니다. 돈을 더 버는 일이라면 민족, 국가나 나라도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고, 또 실제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주가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그렇게 주주의 이윤추구를 극대화하도록 기업이 운영되어야 하는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기도 하구요. 더더구나 요즘같이 세계화로 기업들간에 국경, 국적의 의미가 거의 사라진 시대에는 더욱 그렇겠지요.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무섭도록 냉혹한 것이 기업이더라구요. 저의 모자란 경험에 의하면 말이죠.

      그런 기업들에게... 우리 소비자들이 나라나 민족을 투영시키는 모습을 볼때면, 조금 지나치게 순진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단어를 쓰게 되었습니다. ^^;;; 하지만 그것조차도 저의 조금은 냉소적인 견해일지도 모르지요. 저와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의 뜻도 물론 존중하구요.

      날씨 얘기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 정말 대박입니다. ㅎㅎㅎ 완전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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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15 18:04
    안녕하세요?
    우연히 님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쓰신 글을 읽으며 미처 제가 가져보지 못한 참신한 시각을 가지고 계셔서 부러움을 느끼고는 합니다.
    모르는 분의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는 건 처음인 것 같아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제 생각도 나눠보고 싶은 마음에 글을 남기기로 하였습니다. 결례라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

    저는 직업상 영국과 동유럽 사람들과 만나거나 통화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물론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서 또는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사람들은 종종 삼성, LG 그리고 현대에 대한 얘기를 꺼내고는 했습니다.

    체코나 슬로베니아와 같은 동유럽 사람들은 삼성과 LG의 전자제품에 대해 얘기하며 우리나라의 기술력에 대해 좋게 얘기하고는 합니다. 저는 대기업의 경영방식 중 몇몇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주주구성상 삼성은 우리나라 기업이 아닙니다. 그런데 소니의 외국인 주주구성이 늘어난다고 해서 일반인들이 그 회사의 국적이 일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힘든 것처럼, 회사에는 법 혹은 어떠한 주의를 기준으로 한 국적과 다른 국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저의 짧은 소견에 따른 무지의 소치일 수도 있습니다.

    혹시 제가 올린 글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

    님께서 올려 주시는 글에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그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제 생각을 올려 보았습니다.

    회사 생활하면서 또 지인들과 조직에 대해 얘기를 하고 나면 가끔씩, 학생 때 읽었던 니버님이 쓴 '도덕적인 인간과 비도덕적인 사회', 카프카님이 쓴 '변신', '심판'이란 소설이 생각나고는 했습니다.
    그 때마다 느껴지는 왠지 모를 씁쓸함은 참...

    아, 이제 다시 일 해야겠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분의 홈피에 글을 남기게 되어 부끄럽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로 많은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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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16 11:34 신고
      안녕하세요.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나저나 답글이 "결례"가 될지 모른다니요. 제가 그냥 두서없이 아무렇게나 쓴 글에 관심을 가져주는것만으로도 저는 그저... 고마울 따름인데 말이죠. ㅠㅠ (지나친 겸손/착한척 아니구요... 저는 그렇게 모르시는 분들께서 가끔이나마 의견을 공유해주시면... 정말 많이 고맙거든요.)

      우리 나라의 대기업들이, 국제사회에서 우리 나라의 위상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저와 다른 경험을 하셨군요. 충분히 그러실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위에 댓글들에서도 제가 살짝 언급했지만... 제가 아무리 외국에서 오래살았네, 여행을 많이 했네 적게 했네, 있는척 해도... 결국 우물안 개구리일수 밖에 없겠지요. 개골개골. ㅠㅠ 그러니 제 경험이 이 우주에 있는 모든 외국인들의 생각을 대변하는것은 당연히 아니겠지요.

      하지만 저는 아직까지도 외국인들의 삼쑹, 엘쥐, 현다이에 대한 관심이 정말 우리 나라의 위상과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유럽에서 교환학생도 해보고, 실제로 삼쑹과 관련되어서 벨기에에서 일도 몇개월씩 하고, 미국에서 대학, 대학원, 일까지 10년째 하면서... 그 쪽 분들을 뵙게 되었을때 우리 나라 기업에 대해서 칭찬하는 말이나 좋게 봐주시는 말들을 여러번 들은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둘이 그렇게 기업을 좋게 봐주신다고 해서... Corea라는 나라의 위상까지도 높게 봐주는것같은 느낌을 받은적은 별로 없네요. 공유되는 화제를 끌어내기 위해서, 또는 그런 식의 칭찬을 함으로써 조금은 더 기분좋게 대화를 끌어가기 위해서 그러는것이라는 느낌뿐이었지요. 특히 서양사람들의 머릿속에 뿌리깊게 박힌 "기업은 결국 사유물"일뿐이라는 사고를 여러번 몸소 겪으면서... 그런 제 느낌을 좀 더 믿게 되었구요.

      기업의 "국적"을 꼭 주주의 구성으로만 보기는 힘들다는 말씀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선생님의 말씀에 어느 정도 동의는 하지만... 결국 기업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조직이고, 또 그래야만 하거든요. 그렇게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민족도 나라도 없는 기업들에게... 국적을 부여하는것 자체가 조금은 순진한 ^^;;; 생각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또 많은 서양 사람들과 나름 깊이 있는 토론과 대화를 하면서, 그들에게도 그런 식의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있다는것을 배우기도 했구요.

      사족으로 제 마음속에 있는 말씀을 한마디 더 하자면... 저를 포함한 많은 우리 나라 분들께서 사기업에 "우리 나라"라는 개념을 투영시키는 자체가... (조금은 냉소적으로 보일지라도) 정치미디어의 힘과, 어렸을때부터 받았던 민족제일주의의 영향이라는 생각까지 종종 합니다. ^^;;;

      너무나도 정중하신 댓글에... 웬지 제 생각을 여과없이 말씀드려도 될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솔직한 제 경험을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혹 기분을 상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그것은 제 의도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주셔용! ㅎㅎㅎ

      그리고 가끔 또 블로그에 놀러오셔서 생각들도 꼭 좀 나눠주세요. 제 블로그가 업데이트가 좀 심하게 부실하고 (한달에 한번 업데이트하는 게으름뱅이가 주인인지라) 내용도 무슨 초딩의 일기장 수준이지만... 저는 다른 분들과 이렇게 의사소통하는게 너무 즐겁거든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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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17 20:20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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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18 18:14 신고
      앗,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삼쑹이라는 기업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에서의 역할, 기업의 국적등등 참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모두 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 결국 여러가지 면을 다 고려해봤을때...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가 문제인것같은데, 그거야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충분히 다를 수 있겠지요. 님게서는 법이 아닌, 조금은 더 넓은 시야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계신것같네요. 저도 경영학을 학부때 전공했고, 또 지금은 또 다시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그래도 결국 변호사인지라, 저는 법의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는게 가장 정확하고, 또 가장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바를 잘 반영할 수 있다고 믿고 있거든요. 배운 도둑질은 어쩔수 없나봅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공부 준비하신다니 잘 되시길 빕니다. 그리고 간단하게 소개까지 해주셨는데 제 소개는 이 블로그의 제일 첫번째 글입니다. 웬지 님께서는 밝히셨는데 저는 그냥 어물쩡 넘어가기가 어색해서 말씀드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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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07 08:37
    우연치 않게 무한도전을 보다가 뉴욕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타임스퀘어를 검색하다가 블로그에 들렸는데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들과는 약간 다른 시선으로 보신 면이 있으신데 오히려 그런 부분이 공감이 되네요

    뭔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은연 중에 갖고 있는 그러한 민족주의가 오히려 미시적인 관점과 결부되서

    타임스퀘어나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간판이나 본사를 보고 뿌듯해 하는게

    한 편으로는 우리나라에 대한 열드의식에서 비롯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됬네요

    세계화 시대에 맞지 않게 국적을 운운하는건 말씀하신대로 유아기적인 발상이라는게

    오히려 크게 동감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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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07 13:22 신고
      저도 이 글 쓰고 나서 몇주 있다가 무한도전에 뉴욕에 나오더라구요. 하지만 무한도전보구서 생각나서 쓴 글은 아니예요. ^^;;;

      열등의식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역시 나는 (또는 우리 나라는) 잘났어"하고 생각하는 우월감이라는 것도... 결국 "나는 쟤보다 (또는 쟤네 나라보다) 못한거 아냐?"하는 열등감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식상한 표현이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은거겠지요.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다보니 자꾸 누가 더 잘났나를 비교하게 되는... 조금은 슬픈 일인것같아요. 중요한건 그냥 자기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자존감인데 말이죠. 남의 인정이 아니라.

      저도 "남의 인정 받기 위해사는 삶"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못한 존재인지라, 사실 남한테 뭐라할 처지는 아니지만 ㅠㅠ 그래도 조금씩 바꿔나가려구요.

      좋은 일주일 보내시고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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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6.25 10:02
    님 말대로 외국인이 50%라고 칩시다. 뭐 맞을수도 있어요. 저도 최근엔 확인 안해봐서 하지만 그 소유를 한 사람이 뭐 10%대를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고 일부 일부씩 외국인 수백에서 수천만이 나눠가지고 있는건데 저렇게 고가에 삼성전자를 인수할수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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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7.02 06:00 신고
      안녕하세요.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네, 외국인들중에 혼자서 삼성전자를 인수해서 혼자의 힘으로 경영자들과 이사들을 완전 갈아버릴 수 있는 사람이 없지만... 그것은 국내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건희씨 일가도 그렇게 지금 황제적인 통치를 정당화할만한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것은 아니잖아요.

      좋은 의견 감사드려요. ^^